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를 이끌어온 프란치스코 교황이 4월 21일(현지시간) 88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교황청 궁무처장 케빈 페렐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늘 오전 7시 35분,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고 발표하며, “그는 삶 전체를 주님과 교회를 섬기는 데 헌신한 분”이라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월 호흡기 질환으로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해 폐렴과 빈혈, 혈소판 감소증 등을 치료받았으며, 지난 3월 퇴원 후 다시 공식 활동에 나섰다. 부활절 미사와 신자들과의 만남을 소화하며 건강 회복을 보였지만, 갑작스러운 선종 소식이 전해졌다.
193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정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청년 시절 양말공장에서 일하며 검소한 삶을 살아왔다. 2013년 베네딕토 16세의 사임 후 제266대 교황에 선출된 그는 가톨릭 역사상 최초의 신대륙 출신 교황이자 1,282년 만의 비유럽권 교황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이후 청빈과 겸손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순금 십자가 대신 철제 십자가를 착용하고, 고급 관저 대신 일반 사제들과 함께 공동숙소에서 지내는 등 소탈한 모습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다. 그는 빈민촌 사목에 앞장서며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품는 교회를 강조해왔다.
진보적인 개혁도 주목받았다. 그는 가톨릭 내 보수 성향과 충돌을 빚으면서도 평신도의 역할 확대, 인사 구조의 다양성 확보,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 허용 등 포용의 교회를 추구했다. 또한 기후변화 대응, 신자유주의 비판, 전쟁 반대 등 세계적 이슈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중동과 동유럽 등 분쟁 지역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해왔다. 미국과 쿠바 국교 정상화, 미얀마 로힝야족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 대해 인도주의적 입장을 견지했다. 2021년에는 교황으로는 처음으로 이라크를 방문해 무장 테러 피해자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과도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2014년 첫 아시아 방문국으로 한국을 선택했고, 이후 방북 의사를 꾸준히 밝혔으나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 오는 2027년 서울에서 열릴 세계청년대회에서의 두 번째 방한도 기대됐지만, 그의 선종으로 차기 교황의 몫이 됐다.
생전 그는 “모든 그리스도인처럼 간소한 장례를 원한다”고 밝혀왔으며, 이에 따라 장례도 간소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한 110명을 포함한 138명의 추기경이 투표권을 가진 상태다. 전 세계가 애도하는 가운데, 그의 뒤를 이을 새 교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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