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發 고유가 여파로 3월 도내 버스 이용객, 전년 동월대비 54만명(7%) 증가
- 도민들이 가장 애용하는 대중교통 1위 ‘시내버스’(85%), 만족도는 꼴찌(4위)
- 도민 열명 중 한 명, ‘BIS 개선 필요’ 요구에도… 초정밀 BIS 도입율 전국 꼴찌
교통카드빅데이터 통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충청남도 시내버스 이용객 수가 2025년 3월 대비 544,383명(7%) 증가했다. 중동전쟁 여파로 고유가 행진이 이어지자 시민들이 운전대를 놓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 시내버스 외에도 도시철도(53,465명), 좌석버스(12,184명) 등의 대중교통도 이용객 수가 소폭 상승했다.
정부가 3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며 급한 불 끄기에 나섰지만 4월 13일 현재 <오피넷> 기준 충남지역의 평균 리터 당 휘발유 가격은 1995.92원으로 전쟁 발발 전일인 2월 27일의 1695.89원과 비교해 약 300원 이상 올랐다. 중형 세단 기준 60리터를 가득 주유할 경우 10만원이면 충분하던 것이 지금은 12만원 가까이 들게 된 것.
주머니 사정이 안좋아진 자가 운전자들이 시내버스로 발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2월이 방학시즌임을 감안해 성인들의 버스 이용률만을 비교해도 2월에 510만명 수준이던 시내버스 이용객 수는 3월들어 660만명으로 증가했다. 한 달 사이 150만명이 증가한 수치로 충남도 내에서만 하루 평균 4만8천명이 자가용을 집에 두고 시내버스를 이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울며 겨자먹기로 이용하는 시내버스, 좋아해서가 아니다
타 대중교통에 비해 시내버스 이용객이 특히 더 늘어난 것은 시민들이 시내버스를 선호해서가 아니다. 2025년 충청남도 사회지표조사에 따르면 도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은 시내버스(85%), 도시철도(14%), 좌석버스(1%) 순이다. 즉 가장 노선이 많고 기존 이용객 수도 많기 때문에 유입인구가 많았을 뿐이다.
사실 대중교통 만족도(10점 만점)를 살펴보면 기차(6.01), 시외/고속버스(5.82), 택시(5.72), 시내/마을버스(5.13)순으로 시내버스는 만족도도 가장 낮고, 타 교통수단과의 점수 격차도 상당하다. 즉 시민들은 고유가 속에서 만족도가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시내버스를 선택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고유가가 불러온 뜻밖의 기회를 대중교통 중심도시의 전환점으로 삼기 위해서는 ‘발길을 돌린’ 시민들의 ‘마음까지 돌릴’ 수 있는 행정이 시급하다. 수 십년 간 개선이 어려웠던 배차 시간 단축, 노선 증설 보다는 단기에 시민들의 편의성을 높이고 버스운행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확실한 수단이 필요하다.
시간 절약을 위해 타는데, 언제 올지는 모르는 시내버스
도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차를 생각하면 해법을 찾을 수 있다. 기차는 시내버스보다 노선 수도, 정류장 수도, 차량 수도 적지만 확실한 장점이 있다. 바로 정시 운행률. 즉 예상한 시간에 타고 예상한 시간에 내릴 수 있다는 확실한 장점이 있다. 세계적인 수준의 한국 철도의 정시 운행율은 노선마다 소폭의 차이가 있지만 99.9% 이상을 유지한다.
하지만 변수가 많은 도로 위를 달리는 버스의 정시 운행율을 높이기는 어렵다. 대신 내 앞에 버스가 도착할 시간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면 시민들은 시간에 맞춰 정류장으로 이동 할 수도 있고, 환승 교통편의 도착시간까지 고려하여 정확한 시간에 일정관리가 가능해 진다.
안타깝게도 현재 도내 지자체들이 운영하고 있는 BIS는 대부분 20여년 전부터 구축된 것으로 정보 정확도가 높지 않다. 2025년 충남 사회지표에 따르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도민 열명 중 한 명(9.5%)은 BIS(Bus Information System, 버스정보시스템)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응답했다. 특히 공주시(15.2%), 부여군(15.3)% 주민들의 응답률이 높았다
창문까지 조준하는 미사일 유도기술로 초정밀 버스정보 안내
대안은 있다. 최근 많은 지자체들이 2세대 BIS인 초정밀 BIS를 도입하면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초정밀 BIS에 사용되는 RTK(Real Time Kinematic, 위치 기준점 서비스)는 원래 군사 목적으로 개발된 개념이다. 위성에서 측정하는 지상의 좌표는 전파가 대기권을 통과할 때 최대 30m 정도의 실시간 오차가 발생하게 된다. RTK는 이를 보정하기 위해 지상에 좌표가 고정된 기준국을 통해 현시점 보정 계수를 계산, 근처를 이동하는 버스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한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오차 범위를 2cm 이내로 줄일 수 있다. 건물의 창문까지 명중시키는 미사일의 정확한 위치정보를 버스정보시스템에 대입하면 버스정보 신뢰도가 혁신적으로 개선된다.
여기에 버스정보의 제공 빈도를 조정하면 역시 정보 정확도를 대폭 개선시킬 수 있다. 2000년대 후반에 도입된 기존의 1세대 버스정보시스템은 30초에 한번씩 정류장에 버스의 위치정보를 제공한다. 버스가 시속 60km/h의 속도로 주행 중인데 30초 전의 정보를 안내한다면 거리 오차는 최대 500m까지 벌어진다. 초정밀 버스정보시스템은 정보를 1초에 한번 제공하여 ‘정보발생’에서 ‘정보제공’ 사이의 시차를 최소화 시킨다.
경북 구미시는 지난해 11월 초정밀 BIS를 도입하고 한 달 만에 버스 이용객이 70% 급증했다. 강원도 춘천시 역시 2021년 말 국내 최초로 초정밀 BIS 시스템을 구축하고 버스에 대한 시민들의 만족도(5점 만점)가 2021년 2.44에서 3.03으로 대폭 상승했다. (2021년, 2023년 춘천시 사회조사 보고서) 이후 지난 5년간 30여개의 지자체가 초정밀 BIS 도입 경쟁에 뛰어들었다.
전국 최저 수준의 초정밀 BIS 도입율, 오히려 기회다.
국토교통부가 주최하는 ‘2025년도 대중교통 시책평가’에서는 지난해에 이 시스템을 도입한 여수시가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돼 국토교통부 장관 기관 표창을 받았다. 역시 지난해에 이 시스템을 도입한 정선군도 군 단위 전국 2위로 국토교통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이 날 수 많은 지자체들이 시상대에 올랐지만 도내에서는 수상한 지자체가 없었다.
충남 도내 지자체들의 초정밀 BIS 도입은 이제 시작 단계다. 공주시가 지난해 버스 60여대에 차량용 단말기를 설치하고 센터시스템을 일부 개선한 것이 시작이었다. 올해는 지난 5일 천안시가 초정밀 BIS 구축사업 착수에 들어갔다. 도입율로 보면 충남은 아직 전국 꼴찌 수준이다.
하지만 그 만큼 더 극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4월 들어 시행된 차량 2·5부제 시행에 따른 여파가 반영될 4월에는 더 많은 시민들의 발길이 시내버스로 이어질 전망이다. 1세대 BIS를 이용 중인 도내 13개 시군이 본격적으로 시스템 도입에 나서면 고유가시대가 불어온 대중교통 열풍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물들어 올 때 노 젓는’ 시의성 있는 행정으로 시내버스 이용율과 만족도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도내 시군들의 초정밀 BIS 도입 노력이 시급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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