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 118명 중 89명 비소 수치 권고치 초과...최고 15배 높아
- 22년간 발전소 청소노동자, 진폐증 판정...주민들 역학조사 요구
충남 당진시 석문면 교로리에 위치한 당진화력발전소 인근 주민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최근 실시된 건강검진에서 대다수 주민이 몸속 비소 수치가 권고치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진폐증 판정을 받은 주민도 발생했다.
충남도 주도로 진행된 석탄화력발전소 주변 지역 건강영향조사에서 3개 마을 주민 118명 중 89명이 비소 수치가 권고치(100μg/L)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심각한 경우 한 주민은 비소 수치가 1537.95μg/L로 권고치의 15배에 달했다.
비소 수치 결과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00-199μg/L 35명 ▲200-299μg/L 22명 ▲300-399μg/L 18명 ▲400-499μg/L 5명 ▲500-599μg/L 3명 ▲600-699μg/L 4명 ▲700-799μg/L 1명 ▲1537.95μg/L 1명으로 나타났다.
비소와 그 화합물은 장기간 노출 시 암을 비롯한 다양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물질로, 특히 무기 비소는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바 있다.
검사를 진행한 순천향대학교천안병원의 이용진 교수는 주민설명회에서 "비소는 해조류나 어패류 등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최근 2~3일 전에 어패류를 드시면 수치가 크게 올라간다"며 "수치만 가지고 건강 영향을 평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병원 측은 석탄화력발전소보다 음식물 섭취가 비소 수치와 더 큰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주목할 점은 유기 비소는 인체에서 빠르게 배출되지만, 무기 비소는 많은 양을 섭취하거나 오랜 기간 축적되면 발암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가장 비소 수치가 높게 나온 주민이 1537μg/L로 무기비소 수치가 0.80%인데, 400μg/L 대의 비소 수치를 보인 분은 무기비소 수치가 오히려 8.14%로 더 높다"고 분석했다.
비소 고농도 노출은 당진화력발전소만의 문제가 아니다. 태안화력발전소 주변 주민 97명을 대상으로 한 검진 결과에서도 67명(69%)이 비소에 고농도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충남도는 올해 2월부터 고농도 비소 검출자에 대한 종(유기질·무기질) 분류 재검사를 통해 원인 규명에 나서기로 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당진화력발전소에서 22년간 청소 노동자로 근무한 박경희(70대) 씨가 이번 검진에서 '탄분증(진폐증)' 판정을 받았다는 점이다. 박 씨는 발전소 내부가 늘 석탄 가루로 뒤덮여 있었다며 화력발전소 내 탄가루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김병빈 당진발전본부 민간환경감시센터 센터장은 "바다와 인접한 화력발전소는 중금속이 대기 중에 축적되고, 다시 해양 생물에 축적된다"라며 "결국 해산물을 섭취하는 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비소 고농도 노출 주민과 진폐증 판정을 받은 주민까지 나오자,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이 지역 환경과 주민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체계적인 역학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장기간 석탄 분진에 노출된 화력발전소 노동자들에 대한 명확한 역학조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당진화력은 현재 유연탄을 이용해 모두 10기(6040MW)를 운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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