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고용공단, 지난해 ‘1대3 이상 동시지원 12%’ 목표를 부서 성과평가에 반영
- 1대1→다인 지원 전환, 5년간 5,218명… 현장선 전환 압박·지원 공백 호소
- 어 의원, “장애인 지원은 실적 경쟁 대상 아냐…개별 필요와 실질적인 선택권 보장해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근로지원인 한 명에게 여러 장애인 노동자를 맡기는 ‘동시지원’ 비율을 부서 성과평가에 반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1대1에서 다인 지원으로 바뀐 인원은 연도별 합산 5,218명이다. 장애인에게 필요한 도움보다 실적 달성을 앞세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충남 당진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이 공단 제출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년도 대비 다인 지원 전환 인원은 2022년 463명, 2023년 1,188명, 2024년 1,805명이었다. 지난해에는 1,010명, 올해도 8월까지 752명이 전환됐다.
근로지원인 제도는 핵심 업무를 수행할 능력이 있지만 장애로 인해 부수적인 업무에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에게 지원인력을 연결하는 제도다. 서류 읽기, 물품 이동, 의사소통 등 업무 과정에서 필요한 도움을 제공한다. 장애 때문에 일을 포기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직장생활을 이어가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공단은 지난해 ‘근로지원인 예산의 효율적 집행 노력 성과’ 지표에 ‘1대3 이상 동시지원 비율 12%’를 목표로 설정했다. 해당 지표는 예산 집행 실적 80%, 동시지원 목표 달성도 20%로 구성됐다. 근로지원인 한 명이 세 명 이상을 지원하는 비율을 부서 평가와 연결한 것이다.
문제는 지원 방식이 장애 특성과 직무, 업무환경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는 점이다. 다인 지원이 적합한 경우도 있지만, 이를 수치 목표로 제시하면 담당 부서가 개별 필요보다 목표 달성을 우선할 수 있다.
현장에서는 실적 압박을 받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지난해 6월 30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수행기관 관계자들은 공단으로부터 다인 지원 사례를 만들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밝혔다. 한 장애인 노동자는 지원인이 다른 동료를 돕는 동안 자신은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한 명의 출장에 지원인이 동행하면 사무실에 남은 노동자는 지원받기 어렵다는 증언도 있었다.
공단은 직무·근무시간이 같거나 사업주가 외부인 출입 최소화를 희망하는 경우 등을 주요 전환 사유로 제시했다. 대기기간을 줄이기 위해 이용 장애인과 사업주가 동시지원을 희망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같은 일을 한다고 필요한 도움까지 같은 것은 아니다. 사업주의 편의나 대기 해소가 노동자의 지원 필요보다 앞서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동의 절차도 실질적인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 공단은 필요도 평가를 거치며,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동시지원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1대1 지원은 기다려야 하고 다인 지원만 당장 받을 수 있다면, 서명 여부만으로 자발적인 선택이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지원이 필요한 순간에 도움을 받지 못하면 업무 지연과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위험 상황에 대한 대응이 늦어지거나 근로지원인의 업무 부담이 커질 우려도 있다. 전환 인원뿐 아니라 실제 지원 공백과 안전, 고용 유지에 미치는 영향까지 점검해야 하는 이유다.
어 의원은 “장애인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판단해야 할 공단이 몇 명을 함께 지원했는지를 성과로 평가했다”며 “개별 지원의 적절성보다 숫자 목표를 앞세우는 방식은 장애인의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돕는다는 제도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동의서에 서명했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다인 지원을 거부해도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공단은 전환 과정의 압박과 지원 공백을 직접 점검하고, 1대1 지원이 필요한 노동자에게 그에 맞는 인력과 예산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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