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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100만 마리 잡았는데... 2천 억 쓰고 조류정전은 두배로”

  • 김유정 기자
  • 입력 2026.10.06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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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2025년 조류정전 555건·누적 정전호수 26만6,091호…예방대책 실효성 도마
  • 마리당 6,000원 지급하는 포획·둥지 철거 중심 대책…순찰 충실성·예방 효과 검증 필요
  • 어기구 의원, “진단만으로 사고 못 막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대책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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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기구 의원

 

한국전력이 최근 5년간 조류정전 예방에 1,979억원을 투입하고 까치·까마귀 약 99만 마리를 포획했지만, 연간 정전 건수는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충남 당진시,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2025년 조류정전은 총 555건, 누적 정전호수는 26만6,091호다. 연간 정전은 2021년 66건에서 2025년 129건으로 95.5% 증가했다. 올해도 8월까지 98건 발생해 5만1,230호가 피해를 봤다.

 

최근 제주에서는 까마귀 접촉으로 고압선이 끊어져 연동·노형동·이호동 일대 약 2만 세대가 순간정전을 겪었고, 일부 공동주택은 복구가 5시간 넘게 지연됐다.

 

예방 비용은 늘었다. 한전은 2021~2025년 순찰·둥지 철거에 1,919억원, 조류포획에 60억원을 집행했다. 이 기간 둥지 약 155만7,000개를 철거하고 조류 약 99만3,000마리를 포획했다. 연간 집행액은 352억원에서 459억원으로 30.4% 늘었지만 정전 증가를 막지 못했다.

 

포획은 마릿수에 따라 비용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한전은 전력시설에 피해를 주는 까치·까마귀를 대상으로 포획을 위탁하고 한 마리당 6,000원을 지급한다. 포획물은 사업소에서 수량을 확인한 뒤 50마리 단위로 스프레이 도포 전후 사진을 찍고 폐기한다.

 

그러나 제출된 검수 절차에는 포획 장소와 피해 전력시설의 연관성, 포획 이후 해당 지역의 정전 감소 여부를 확인하는 내용이 없다. 잡아온 새의 수량은 확인하면서 정작 위험을 줄인 포획인지 검증하는 절차는 제시하지 않은 것이다.

 

순찰 관리도 부실했다. 한전은 순찰업체에 둥지 철거는 작업 전후 사진으로 검수한다. GPS 부착 의무도 없어 차량운행기록 증빙만으로는 개별 전력설비를 충분히 살폈는지, 위험 구간을 빠짐없이 점검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어기구 의원은 “새를 100만 마리 잡고 예방에 2,000억원 가까이 썼는데 정전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면 기존 대책부터 돌아봐야 한다”며 “잡은 새와 철거한 둥지 숫자만 실적으로 쌓는 방식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순찰은 이동 여부가 아니라 위험설비를 제대로 점검했는지 확인하고, 포획은 실제 정전 위험과의 연관성을 검증해야 한다”며 “조류의 생태적 특성을 반영한 설비 개선과 비포획 대책을 확대하고, 정전 감소 효과를 기준으로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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