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개 법령 위반 정황에도 당진시 "기준치 이하" 방관… 주민 "전수조사·원상복구" 촉구
충남 당진시 송악읍 석포리 509-2번지 일대 농지에 석탄재가 대량으로 불법 매립된 사실이 드러나 관계 당국의 신속한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가을 폭우로 절개된 현장은 온통 검은 재로 뒤덮여 있었으며, 일부 구간에서는 석탄재와 비닐이 뒤섞인 채 매립된 흔적까지 확인됐다. 폭우가 없었다면 외부에 드러나지 않았을 현장이었다.
당진시에 확인한 결과, 해당 현장은 복수의 법령을 위반한 것으로 파악됐다. ▲매립 허가 없이 농지를 성토한 농지법 위반 ▲개발행위 허가 없이 토지를 변형한 개발행위법 위반 ▲정상 토사 대신 소각재를 사용한 자원순환법 위반 ▲우천 시 검은 침출수가 외부로 흘러나온 환경법 위반에 더해, 일부 국유지까지 무단으로 매립해 국유재산법 위반 혐의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토지주 A씨는 취재진과의 첫 인터뷰에서 "공장 인근 토사를 옮긴 것뿐"이라며 "잘못된 부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차 인터뷰에서는 입장을 바꿔 "석탄재를 매립한 것은 인정한다"고 시인했다.
A씨는 "운반을 담당한 B씨가 문제없다고 해서 경기도에서 가져온 석탄재로 매립했다"며 "법령에 맞게 2m만 매립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토지주의 주장과 현장 상황은 일치하지 않았다. 위성사진 분석 결과, 석포리 509-2번지 외에도 공장 용지로 지정된 인접 석포리 510번지 일대 역시 석탄재로 매립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당진영상 테마파크가 위치한 해당 부지 전체가 석탄재로 덮여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최초 제보자 C씨는 "지난해 폭우로 매립지가 절개되면서 시커먼 석탄재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며 "폭우가 없었다면 아무도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 주민의 건강과 마을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한 삽도 남기지 말고 깨끗하게 원상복구해야 한다"고 강하게 촉구했다.
또 다른 지역 주민 D씨는 "수년간 비에 씻기고 바람에 날리면서 성분 수치가 이미 낮아졌을 것이 뻔한데, 그동안 석탄재 먼지로 주민 건강이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건강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그 비용을 토지주에게 청구해야 한다"면서 "농지에 소각재를 허가 없이 매립했다는 민원이 접수됐으면 농정과, 개발허가과 등이 연계해 즉각 원상복구 조치에 나서는 것이 세금으로 월급 받는 공무원의 마땅한 자세"라고 일침을 놨다.
당진시는 지난 1월 현장을 방문해 석탄재 시료를 채취·분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분석 결과 일반 토사가 아닌 석탄재임이 확실히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석탄재에는 비소·카드뮴·코발트·크롬·수은·망간·니켈·납·탈륨·우라늄·바나듐 등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당진시는 "기준치 이하"라는 이유만으로 별다른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주민 D씨는 "시료 분석을 통해 소각재임을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은 소극 행정의 극치"라며 "원상복구를 하든, 어떤 결과가 나오든 지역 주민의 비난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석탄재임을 확인하고도 수치 하나를 방패삼아 수수방관하는 당진시의 탁상행정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이 같은 소극적 행정 태도가 당진시를 불법 매립의 온상으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 판단은 이제 시민과 독자의 몫으로 남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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