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발 냉기가 남하하면서 북반구 곳곳에서 한파로 인한 생태계 충격이 잇따르고 있다. 제트기류 사행으로 찬 공기가 중위도에 오래 머무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체감상 더 혹독한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아열대 플로리다에도 냉해 피해
4일 기상청과 해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열대 지역인 미국 플로리다주 남서부에서 최근 이례적인 냉해 피해가 보고됐다. 2월 초 타이거테일 석호에서는 수온이 급격히 떨어진 뒤 수십 마리 이상의 물고기 사체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현지 전문가들은 연속된 한랭전선 통과로 얕은 석호 수온이 평소 20도 안팎에서 한 자릿수까지 급락하면서 어류가 저체온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몇 년간 미국 남부 걸프 연안에서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1월에도 루이지애나·미시시피·앨라배마 등지에서 광범위한 어류 집단 폐사가 발생했다.
터키에서도 물고기 얼어죽어
유라시아 대륙에서도 비슷한 피해가 관측됐다. 지난달 터키 동부 아르다한 지역에 -30도 안팎의 한파가 덮치면서 칠디르 호수 가장자리에서 물고기들이 수면으로 올라왔다가 그대로 얼어붙었다. 호수 표면이 급격히 결빙되며 산소를 찾던 물고기들이 탈출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제트기류 사행이 원인
기상학계는 이런 현상의 배경으로 제트기류 사행과 북극 성층권 소용돌이 약화를 지목한다. 제트기류는 극지방 주변을 빠르게 돌며 북극 한기의 남하를 막는다.
그런데 이 흐름이 평소처럼 곧게 흐르지 않고 크게 굽이치면, 북극 찬 공기가 한 번에 빠져나가지 못하고 중위도에 장시간 머문다. 극단적인 최저기온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한기가 반복적으로 유입되며 회복 구간이 사라진다.
추위 뒤 잠시라도 온화해지던 ‘삼한사온’ 구조가 무너지고, 완만하지만 지속적인 추위가 이어진다.
한반도도 5일 밤부터 강추위
기상청에 따르면 비교적 포근한 입춘(4일) 뒤 5일 밤부터 북쪽에서 찬 공기가 급격히 남하한다. 6일 아침 기온은 전날보다 5~10도,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 충남 일부 지역은 10도 이상 급락할 전망이다.
서울의 6일 아침 최저기온은 -9도, 경기 북부와 강원 내륙·산지는 -13도 안팎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강한 바람까지 겹치면서 체감온도는 더 낮아진다. 6일 서울의 체감온도는 -16도, 파주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은 -20도 안팎까지 떨어질 수 있다.
주말인 7일과 8일에도 북쪽 찬 공기의 영향이 이어지며 아침 기온은 -15~-1도, 낮 기온은 -4~7도로 평년보다 낮은 추위가 지속될 전망이다.
북반구 전역 비슷한 패턴
올겨울 러시아 극동과 중국, 일본, 북미 동·남부까지 비슷한 시기에 한파·폭설이 발생했다. 지역은 달라도 상층 대기에서는 제트기류의 남북 진폭이 커지고, 한기가 특정 지역에 붙잡히는 공통된 패턴이 관측됐다.
기상청은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가 베링해 부근의 블로킹에 막혀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평년보다 낮은 기온이 며칠씩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학계는 이런 패턴이 일시적 사건이 아니라 북극 온난화로 대기 순환이 불안정해진 결과라며, 향후 중위도 지역에서는 갑작스러운 한파와 생태계 충격이 함께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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