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급발굴조사 통해 판축 성벽·북문지 등 유구 확인
- 동진제 청자 등 위신재 출토… 연해 거점성 가능성 제기
아산시에서 한성백제 시기에 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산성이 확인됐다. 그동안 문헌 기록에 의존해 왔던 백제의 아산지역 진출과 지방 경영 양상을 뒷받침할 고고학적 단서가 확보됐다는 평가다.
시는 2025년 국가유산청 지원으로 실시한 긴급발굴조사 결과, 아산 승계산성이 백제 한성기에 축조된 산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성벽 축조 방식과 출토 유물을 종합할 때, 단순 방어시설을 넘어 해안과 내륙을 연결하는 전략적 거점성이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백제의 아산지역 활동은 『삼국사기』 백제본기 온조왕조의 기록을 통해 확인된다. 이 기록에는 대두성과 탕정성의 축성, 대두성에서 탕정성으로의 사민(徙民), 아산 일대에서의 사냥 등 백제의 초기 활동상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대두성과 탕정성을 아산지역으로 보는 데에 학계의 이견은 없지만, 한성기 백제가 실제로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 지역에 진출했는지를 입증할 고고학적 자료는 그동안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할 단서는 2022년 둔포지구 도시개발사업을 위한 지표조사 과정에서 처음 확인됐다. 이 조사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아산 승계산성이 새롭게 발견됐고, 지표면에서 한성기 토기와 함께 중국 동진제 시유도기가 출토되면서 학술적 관심이 집중된 것이다.
이에 시는 2022년과 2025년 두 차례에 걸쳐 정밀지표조사를 실시해 기초자료를 확보하고, 해당 성과를 바탕으로 2025년 국가유산청 긴급발굴조사 사업에 선정됐다. 긴급발굴조사 사업은 훼손 우려가 있거나 학술적 가치가 높은 유적을 대상으로 국가유산청이 매년 지원하는 사업이다.
발굴(시굴)조사는 2025년 11월 26일부터 12월 10일까지, 추정 북문지와 북벽·동벽 일부, 집수지, 성내 평탄대지면 등 3개 구역에 총 34기의 트렌치를 설치해 진행됐다.
조사 결과 성벽은 흙을 층층이 다져 쌓는 판축(板築) 기법으로 축조된 토축성벽으로 확인됐으며, 최소 한 차례 이상의 수·개축 흔적도 관찰됐다. 북문지와 건물지, 수혈유구 등 성곽 운영과 관련된 주요 유구도 함께 확인됐다.
출토 유물의 성격도 주목된다. 중국 동진제 청자와 철제초두(鐵製鐎斗), 철복(鐵鍑), 시유도기 등은 당시 최상위 계층이 사용하던 위신재로 분류된다. 이는 승계산성이 단순한 지방 방어시설이 아니라, 백제 중앙과 긴밀히 연결된 정치·군사적 거점이었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조사단은 이러한 조사 결과를 종합해, 아산 승계산성이 한성기에는 남부지역으로 진출하기 위한 연해 거점이자 기항지로 기능했고, 이후 웅진기에는 대고구려 방어를 위한 전략적 거점성으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아산시는 이번 조사로 한성기 백제가 아산지역에 언제 진출했는지, 또 지역을 어떻게 경영했는지를 해석할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가 마련된 만큼, 승계산성의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보존·활용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아산시 관계자는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아산 승계산성의 중요성과 한성백제 지방 거점 운영 양상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필 수 있게 됐다”며 “추가 정밀발굴조사를 추진하고, 국가유산 지정을 목표로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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