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 혜성초 승인 조건으로 ‘중·고교 용지 해제’ 요구…지역사회 거센 반발
- 당진시의회 건의안 채택 등 보존 총력전…‘이전 재배치·복합 교육시설’ 대안 부상
대규모 도시개발로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충남 당진시 수청지구에서 교육부의 ‘고등학교 용지 해제’ 요구를 둘러싼 지역사회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8,000세대가 넘는 주거단지가 들어서는데도 교육 당국이 학령인구 감소만을 내세워 학교 신설의 싹을 자르고 있다는 비판이다.
논란의 발단은 수청1지구 내 초등학교(혜성초) 신설 승인 과정이었다.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는 혜성초 신설을 승인하면서 부대조건으로 수청1지구 내 중학교와 고등학교 부지의 용도 해제를 요구했다.
저출생 기조와 더불어 기존 당진 시내권 고등학교들의 학생 수용 여력이 충분하다는 행정적 판단에서다.
하지만 지역 주민과 학부모들의 입장은 정반대다. 수청1·2지구 개발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속속 들어서면서 학령기 자녀를 둔 가구가 집중되고 있다.
이 상태에서 고등학교 용지가 사라질 경우, 학생들은 원거리 통학에 따른 불편과 안전사고 위험을 감수해야 할 뿐만 아니라 기존 시내권 학교들의 과밀학급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당진시와 충남도교육청, 지역 정치권은 학교용지 사수에 나섰다. 우선 해당 부지가 일반 상업용지나 공동주택용지로 팔려나가지 않도록 교육 관련 유보지로 묶어두는 등 용지 보존에 집중하고 있다.
중학교 용지의 경우 당진학생도서관과 교육지원청 외국어교육센터 등을 집적한 복합교육종합센터 건립 방안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당진시의회 역시 최근 ‘수청1지구 고등학교 용지 존치 및 신설 촉구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며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시의회는 건의안을 통해 "단순히 수치화된 통계만으로 지방 신도시의 교육 환경을 재단해서는 안 된다"며 "안정적인 정주 여건을 보장하기 위해 고등학교 용지는 반드시 유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의 깐깐한 중투심 기준상 순수 일반고 신설이 쉽지 않자, 지역 내에서는 다양한 현실적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 원도심에 자리한 기존 노후 고등학교를 수청지구로 '이전 재배치'하는 방안이나, 정부가 추진 중인 '자율형 공립고 2.0' 또는 특성화·특목고 형태의 유치가 대안으로 거론된다.
수청지구 입주자 A씨는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신도시에 터를 잡았는데, 학교 땅을 없애겠다는 행정은 주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교육부와 도교육청은 단순한 장기 검토라는 말 뒤에 숨지 말고 구체적인 개교 로드맵을 조속히 제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김기재 당진시장은 후보 시절 핵심 공약으로 ‘수청1지구 고등학교 용지 매입 및 재배치를 통한 고등학교 신설’을 제시한 바 있다.
김 시장은 교육부의 용지 해제 압박에 맞서 해당 용지를 시 차원에서 매입·보존해 타 용도 전용을 막고, 중앙투자심사 통과가 어려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도심권 고등학교를 이전·재배치하는 방식으로 고등학교를 유치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대규모 주거단지가 입주한 수청 1·2지구 학생들의 원거리 통학 불편을 해소하고 안전한 통학로를 확보함은 물론, 신도시 교육 인프라 확충을 통해 정주 여건을 개선하겠다는 시장의 공약 이행 여부에 지역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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