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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우리에게 필요한 경제교육

  • 서해타임즈 기자
  • 입력 2025.03.2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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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학 충남교육혁신연구소」 소장 이병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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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학충남교육혁신연구소 소장 이병학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 보다도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뭐가 부족한 것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죠. 오늘날 시시각각 개발되는 새로운 상품들과 서비스는 인간의 다양한 욕구를 채워주고 있으며 그 댓가로 기업과 사람들은 돈을 벌어들입니다. 더 나은 삶과 금(金, 돈)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태초부터 존재해 왔고 인류의 역사를 움직여 왔으며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풍요의 시대를 만들었습니다. 인간은 ‘경제적 동물’이라고도 불릴 정도로 인간을 추동하는 가장 강력한 동기 중 하나는 바로 경제입니다. 이에 인류의 역사는 인간의 경제적 욕망을 채우고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교역의 역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고대 우리의 역사를 살펴보더라도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외국과 활발한 교역을 해 왔습니다. 백제는 주변국과 활발한 무역을 펼쳤으며 신라에는 다수의 아랍 상인이 거주하기도 하였습니다. 장보고가 바다를 지배한 통일신라 시대에는 동아시아 교역의 중심으로 성장하기도 하였고 고려시대에는 고려청자로 원조 한류붐을 일으키기도 하였죠. 현재 우리나라의 영문명이 ‘KOREA’일 만큼 고려는 세계에 그 이름을 알린 국가였습니다. 하지만 조선시대로 넘어오면서 이러한 국제 교역을 점차 터부시했고 급기야 20세기에는 국제사회에서 ‘은둔의 나라’라 불리게 되고 맙니다. 그 이후의 역사는 여러분들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역사를 보더라도 외국과의 교역는 한 나라가 생존하고 문명과 경제를 발전시키는데 필수적인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 인류는 고대부터 교역을 통해 서로의 자원과 상품을 주고받으며 살아왔습니다. 드넓은 태평양의 작은 섬들에서도 그 섬에는 존재하지 않는 광석으로 만들어진 화살촉이 출토될 만큼 교역의 역사는 오래되었으며 전 지구적이었던 것입니다. 유럽과 아프리카, 아시아와 맞닿아 있는 지중해는 몇천 년 전 고대부터 교역의 중심이었고 중국에서부터 시작된 비단길은 유라시아 대륙을 하나의 시장으로 이어 주었습니다. 포르투갈의 뱃사람들이 수십 년간 목숨을 걸고 거대한 아프리카 대륙의 반 바퀴를 돌아 인도로 가려고 했던 이유도 교역을 위해서였습니다. 이렇게 육로보다 훨씬 효율적인 바닷길이 열리자 전 지구에 흩어져 있던 자원과 기술, 사람들의 교류가 더욱 확대되었고 17세기 초 네덜란드에서 금융이란 개념이 탄생되자 인간은 미래의 투자가치만으로도 이전과는 비교불가한 대량의 신용 자본을 창출하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자본주의가 탄생한 것입니다.

 

 이렇게 자본주의를 등에 업은 유럽이 17세기 이후 전 지구를 휩쓴 이유도 결국은 자원과 교역의 배타적 권리를 서로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었습니다. 시작부터 때로는 폭력으로 서로를 죽이고 때로는 공황으로 사람들을 거리로 내몰기도 했던,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자본주의와 시장경제가 결국 무너지지 않고 계속해서 확대되어 온 이유는 바로 자본과 시장이 인간 본연의 욕망을 가장 효과적으로 충족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인류의 역사, 나아가서는 인간 그 자체를 이해하기 위해선 경제 혹은 경제 시스템을 이해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우리나라 학교에서는 이 경제와 관련된 교육이 오랜 시간 동안 부재합니다. 저 역시도 학창 시절 경제와 관련된 수업은 들어본 경험이 없으며 최근의 학교도 그리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히려 경제의 중요성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대도 말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성인이 되어서도 전세 계약서 하나 제대로 쓰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기사도 접하게 됩니다. 우리의 삶 자체가 기본적으로 자유시장에서 개인과 개인의 상호계약으로 굴러가는 세상인데도 말이지요.

 

 대한민국은 헌법 제9장 11조 1항의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 라는 조항처럼 자유시장경제를 기본으로 하는 나라입니다.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이 헌법조항을 바탕으로 세계의 교역망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세계 각지에서 수입한 원료로 우리가 가진 첨단기술을 이용하여 제품을 만들어 다시 세계 각지에 내다 팔아 세계 시장의 욕구를 충족해주는 댓가로 부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나라 국민들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물질적으로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이유입니다. 이런 대한민국과 정확히 대척점에 있는 곳이 바로 북한이지요. 북한 주민들이 경제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유는 애초에 개개인이 전 세계 교역망에 참여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지지도 않았고 그렇기에 전 세계에 내다 팔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 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교역이란 이렇게 한 국가의 흥망성쇠를 결정합니다. 그럼 경제대국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과연 어느 정도의 경제 상식과 감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물론 몇 년전 부터 주식투자 열풍 등으로 많은 국민들이 경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제는 보다 더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교육이 학교에서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학교에서 필요하고 할 수 있는 경제교육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무엇보다 학교에서는 인류의 역사는 각자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교역의 역사였다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우리의 역사교육은 한국사 위주로 되어 있어 세계사적인 통찰이 너무나도 부족합니다. 한국사도 교역과 경제에 얽힌 세계사의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더욱 객관적이고 입체적으로 역사를 볼 수 있습니다. 임진왜란을 도자기 전쟁이라고 부를 만큼 역사를 경제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에 익숙한 일본. 국제적 인삼 교역 독점을 통해 축적한 부를 바탕으로 결국 명나라를 물리치고 중국 대륙을 차지할 수 있었던 청나라. 식민지를 둘러싼 열강들의 세계대전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했던 조선. 미래의 경제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무역을 둘러싼 패권 전쟁이 한창인 지금의 미국과 중국. 이처럼 역사의 이면에는 경제적 동인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고 세계시장에서 교역을 통해 생존해야 하는 대한민국은 그 어떤 국가보다 경제에 얽힌 국제정세에 민감해야 합니다. 교역의 역사는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개개인이 실제 삶에서 활용 가능한 실용적인 내용 들도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하겠습니다. 기본적인 화폐와 금융기관의 개념 및 역할, 각종 계약서를 쓸 때 주의해야 할 점, 저축의 기능과 저축을 해야 하는 이유, 주식과 투자의 기초 개념 등은 자유시장경제를 향유하는 시민으로서 반드시 익혀야 할 교양일 것입니다. 초등학교에서는 과소비 예방, 합리적인 소비 습관, 세금의 종류와 역할, 기초적인 금융지식 등을 가르치면 좋을 것입니다. 학부모들에게도 금융사기 예방법, 합리적인 신용과 대출과 같은 연수를 지자체나 교육청에서 제공해주면 어떨까요. 오랜 시간 유럽 내에서 핍박받던 유대인들은 대항해시대를 맞아 교역과 금융을 장악함으로써 일어섰고 이에 유대인들은 자녀들에게 어릴 때부터 금융과 경제에 대한 교육을 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전쟁의 폐허 속에서 기적을 일군 대한민국 1세대 기업가들의 기업가정신에 대한 교육도 경제교육의 큰 범주에 넣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노동의 가치를 재교육해야 합니다. 지금의 젊은 세대들에게 노동은 천한 것, 불필요한 것으로 여긴 채 한탕주의가 만연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아무리 거대한 자본과 기술이 있다고 하더라고 인간의 실제적이고 성실한 노동이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그 모든 것은 신기루에 불과할 뿐입니다. 인간의 노동은 개개인이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데 있어 필수불가결한 것이며, 그 안에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신성한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일부 교육에서 나타나는 노동자를 단순히 자본과 기업에 종속된 피지배 계급으로 바라본다거나 자본과 기업이 일반 국민들을 착취하고 있다는 식의 교육은 옳지 않습니다. 다음 세대의 미래와 번영은 이러한 반기업, 반자본, 반노동 정서를 부추기는 교육에 있지 않습니다.

 

 칼 마르크스(Karl Marx, 1818~1883)는 「자본론」과 「공산당 선언」을 통해 모든 사회구조는 계급으로 이루어져 있고 자본주의는 내재된 모순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노동자들에 의한 혁명으로 사회주의 세상이 올 것이며 그것이 역사의 올바른 방향이라고 설파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서유럽에서 태동한 공산주의 이론이 정작 서유럽의 노동자들에게는 외면받고 러시아와 동유럽,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오히려 산업발전이 더딘 국가들에서 유행한 아이러니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마르크스의 이론을 충실히 따랐던 공산주의 국가들이 하나같이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마르크스의 가장 큰 실책은 인간이란 존재가 가지고 있는 본연의 욕망과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주체성과 탁월성을 무시한 채 인간을 단지 노동자라는 관념상의 피동적인 계급으로 재단해 버리고만 것입니다. 노동자란 ‘계급’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인류의 역사에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고 자신의 삶을 자신의 방식대로 끌고 나아갔던 ‘개인’들이 있을 뿐입니다. 저는 마르크스가 과연 인간과 인류의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있었는지 의문입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탁월함을 가진 기업가들과 자신과 자신 가족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열심히 일했던 국민들처럼 진취적이고 성실한 개개인들이 있었기에 존재한다고 저는 믿습니다.

 

 

경제교육은 이처럼 인간 본성에 대한 교육이자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교육이며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는 교육입니다. 경제활동이란 무엇인가를 욕망하는 사람과 그것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사람과의 상호계약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애덤 스미스(Adam Smith, 1723~1790)가 말했던 시장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은 ‘개개인의 행복을 위해 서로의 존재를 필요로 하고 인정’하기 때문에 제대로 작동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올바른 경제교육을 통해 조금은 딱딱하고 차가운 느낌의 ‘경제’라는 단어가 우리 사회에서 사람과 사람을 따뜻하게 이어주는 친근한 단어로 통용되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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