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드라마 ‘참교육’이 인기다. 학부모 갑질과 촉법소년을 응징하는 장면에서 많은 이들이 쾌감을 느낀다. 하지만 현장을 지키는 경찰의 눈으로 보면 그 통쾌함 뒤에 숨겨진 현실이 마냥 가볍지 않다.
얼마 전 보도된 ‘고등학생 담배 훈계하는 아버지 조롱받자 끝내 흉기든 아들’(26. 6. 17. 연합뉴스) 사건이 단적인 예이다. 집 앞 흡연을 제지하던 아버지는 욕설과 조롱을 당했고, 지적장애 아들은 흉기를 들었다가 입건됐다. 무례함을 바로 잡으려던 어른은 조롱의 대상이 되었고, 약자인 아들은 비극의 주인공이 됐다. 드라마 속 ‘참교육’이 현실에선 더 큰 비극으로 돌아온 것이다.
사람들은 ‘촉법소년 나이 하향’ 같은 제도만 외친다. 하지만 ‘힘이 곧 정의’라는 논리를 몸소 습득한 아이들에게 법적 처벌 강화가 근본적인 답일까? 현장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이미 법의 허점을 악용하며 어른들을 조롱한다. 물론 그 조롱당하는 어른들에는 경찰관도 포함되어 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건 이런 드라마가 아이들에게 잘못된 ‘문제 해결 매뉴얼’을 학습시킨다는 점이다. 드라마 속 범죄 행위를 모방해 현실의 갈등을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아이들이 늘어날까 봐 현장의 경찰로서 몹시 두렵다.
결국 우리가 진짜 경계해야 할 것은 드라마 속 빌런이 아니라, 그 폭력에 열광하는 우리 자신의 모습이다. 남의 자녀는 탓하면서 내 자녀의 잘못은 감싸는 이기심, 폭력을 ‘사이다’라며 통쾌해하는 무책임이 아이들을 더 거칠게 만든다.
화면 속 ‘참교육’에 열광하며 폭력을 복제할 것인가, 그 비극을 끊어낼 것인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드라마 속 가상의 응징이 아니라, 모방범죄의 씨앗이 될 콘텐츠를 경계하고 아이들에게 질서의 무게를 뼈저리게 인식시키는 어른들의 단호한 책임감이다.
현실 속 ‘진짜 교육’, ‘참교육’은 우리 어른들의 책임에서 시작된다.
BEST 뉴스
-
[기고]10월 결실의 계절, 교통사고, 농산물 절도, 보이스피싱 예방은 작은 관심에서 시작된다.
서산경찰서 성연파출소장 경감 방준호 10월의 들녘은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며, 농가마다 풍성한 결실을 거두는 수확의 손길로 분주하다. 봄부터 정성스레 땀을 가꾼 결실을 거두는 기쁨이 크지만, 이 시기는 농촌 현장의 교통사고와 농산물 절도, 그리고 농민들의 피땀 어린 재산을... -
[기고]풍성한 가을, 농산물 절도와 농기계 교통사고 예방에 주민의 관심이 필요하다.
서산경찰서 성연파출소장 경감 방준호 가을은 한 해 동안 흘린 땀의 결실을 거두는 계절이다. 하지만 수확이 한창인 지금, 농산물 절도와 농기계 관련 교통사고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기 쉬워 농민들의 기쁨이 불안으로 바뀌기도 한다. 안전한 수확 철을 위해선... -
[기고] 무심코 날린 드론, 과태료 대상 될 수도... “승인 지역이어도 야간에는 금지”
당진경찰서 범죄예방대응과 112치안종합상황팀 이지용 경위 얼마 전 당진에서 “허가받지 않은 드론을 날리는 사람이 있다”라는 112 신고가 접수되어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는 일이 있었다. 해당 장소는 평소 비행 승인이 필요 없는 구역이었으나, 문제가 된 비행 시각은 일몰 후 야... -
[컬럼]청소년 범죄, 처벌보다 한발 앞선 예방과 관심이 필요하다.
서산경찰서 성연파출소장 경감 방준호 청소년은 우리 사회의 미래다. 그렇기에 청소년 범죄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단순한 처벌이나 비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범죄가 발생하기 전에 위험요인을 발견하고, 청소년이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도록 돕는 예방과 관심 무엇보다 중... -
[칼럼] 칼을 든 자에게 관용을 베푼 대가, 시민이 치렀다
예고된 참사였다. 13일 인천 상가에서 무차별 흉기를 휘두른 최모 씨(59)는 세 차례나 사람을 칼로 찌른 전력자였다. 그런 자가 전자발찌를 차고도 대낮에 도심 한복판을 활보했고, 열흘 전에는 공공장소 흉기 소지 혐의로 입건까지 됐다. 이것을 "예상치 못한 사건"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 우리 사회가 막지 않... -
[기고] 당진의 가을, ‘안전운전’으로 완벽한 마무리
당진경찰서 송악지구대 1팀 이승주 순경 선선한 날씨와 함께 단풍 나들이와 10월 초 연휴가 시작되며 도로 위 차량 이동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 순찰을 돌다 보면 걱정이 앞섭니다. 당진 지역 통계에 따르면 가을철(10월~12월) 교통사고는 지난해 대비 4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