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칼럼]의뢰인을 적으로 만든 법조계, 그 오만함의 민낯

  • 이현 기자
  • 입력 2026.05.18 10:33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 같은 편이어야 할 변호사가 등에 칼을 꽂았다
  • 법조계의 '갑질 구조', 이대로 괜찮은가

unnamed.jpg
AI 생성 이미지. 실제 사건과 무관

 

법을 모르는 사람이 법을 아는 사람을 이겼다. 최근 화제가 된 'AI 승소' 사례의 핵심은 사실 인공지능의 놀라운 능력이 아니다. 

 

정작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따로 있다. 

도움을 구하러 찾아간 의뢰인이 오히려 소송을 당하고, 억울함을 호소할 다른 변호사조차 구하지 못했다는 현실이다.

 

박장호씨의 사연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그는 법적 분쟁을 해결하려고 변호사를 선임했다가 의견서 작성 문제로 마찰을 빚었고, 계약을 해지하자 법무법인으로부터 미지급 수임료 소송을 당했다. 

여기에 담당 변호사는 박씨의 항의가 협박이었다며 형사 고소까지 했다. 도움을 받으러 간 곳에서 오히려 사건이 두 개나 늘어난 것이다.

 

더 씁쓸한 장면은 그다음이다. 박씨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다른 변호사를 수소문했지만, 모두 수임을 거절했다. 

이유는 단 하나, 같은 변호사를 상대하는 일이 부담스럽다는 것이었다. 법조계 내부의 암묵적 연대, 혹은 동료에 대한 보호 본능이 의뢰인을 고립무원의 처지로 내몬 셈이다.

 

변호사는 본래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야 할 직업이다. 

법을 알지 못하는 시민이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그 격차를 메워주는 것이 존재 이유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법률 지식이 때로 권력이 되고, 그 권력이 의뢰인을 향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수임료 분쟁에서 의뢰인보다 법무법인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것도, 변호사를 상대로 소송하려는 일반인이 다른 변호사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것도 구조적 문제다.

 

물론 변호사 개개인을 탓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변호사 수임료 분쟁을 조정할 실효성 있는 제도적 장치가 충분한지, 변호사 징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뢰인이 피해를 입었을 때 접근할 수 있는 구제 경로가 실질적으로 열려 있는지를 사회 전체가 점검해야 한다.

 

박씨가 AI를 통해 끝내 승소한 것은 개인적으로는 통쾌한 결말이다. 

하지만 이 사례가 "AI 덕분에 법률 접근성 문제가 해결됐다"는 식으로 소비되어서는 안 된다. AI는 우연히 그 자리를 메웠을 뿐이다. 법률 서비스의 신뢰와 공정성을 회복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과 제도의 몫으로 남아 있다.

 

의뢰인이 변호사를 믿을 수 없어 AI에게 기대야 하는 사회, 그것이 우리가 진짜 직면한 문제다.

ⓒ 서해타임즈 & w-times.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전체댓글 0

추천뉴스

  • 당진소방서, 대형 산업시설에 ‘신속대응 지점번호’ 도입 추진
  • 지역과 일상 연결…전국 230곳서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 반려견 맡긴 20분간 13차례 내던진 지인…척추 손상·다리 마비
  • 당진시, 반려식물 진단부터 관리까지 맞춤형 클리닉
  • 당진시, 축산물 위생 분야 합동단속 실시
  • 천안시민한마음체육대회 24일 개최…31개 읍면동 7000여 명 ‘열전’
  • 아산시,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보증료 최대 40만 원 지원
  • 예산군, 불용 임대농기계 30대 관내 농업인에 매각
  • 예산군, ‘예가정성’ 재구매 의사 93.4%… 브랜드 인지도 더 높인다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칼럼]의뢰인을 적으로 만든 법조계, 그 오만함의 민낯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