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암 박지원이 만든 골정지…하트 모양에 담긴 조상의 지혜 엿볼 수 있어
당진시는 면천면에 위치한 골정지가 봄철 벚꽃 명소이자 전통 수리시설로서 역사적·경관적 가치를 함께 지닌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골정지는 약 4,000평의 규모로, 40년 수령의 벚나무들이 제방을 따라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어 방문객들에게 꽃에 둘러싸인 듯한 경관을 선사하며, 밤에는 조명과 어우러져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은 조선시대 연암 박지원이 면천군수로 재임하던 시절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버려진 연못을 준설해 제방을 쌓아 만든 수리 시설이다. 못 가운데에는 건곤일초정이라는 정자를 세워 향교의 유생들을 교육하는 공간으로도 활용했다.
건곤일초정은 하늘의 신성한 기운이 땅에 전해져 백성들이 편안해지기를 바라는 연암 박지원의 염원이 곁들여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골정지는 위에서 볼 때 하트 모양을 띠는 독특한 형태를 지니고 있는데, 여기에는 우리 조상들의 과학적인 비밀이 담겨있다.
예로부터 산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저수지는 많은 양의 돌을 옮겨올 수가 없어 흙으로만 쌓은 토축 제방이나 나뭇가지, 흙 등을 켜켜이 쌓는 판축형 제방으로 호안을 조성한 경우가 많았다. 이는 폭우 시 직선으로 내려치는 수압으로부터 안전성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조상들은껴안는 형태(‿)의 제방을 쌓고 물이 닿는 면적을 크게 해 수압으로부터 제방을 보호했다.
또한 하천의 물이 직접 제방에 부딪히지 않도록 가운데 섬(건곤일초정)을 둬 완충 역할을 하게 했으며, 섬에 부딪힌 유수를 분산시키고자 중간 지점에 곡부(⌒)를 뒀다.이러한 구조로 인해 골정지는 자연스럽게 하트 모양을 가진 저수지의 형태로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는 한국의 전통 제방(김제 벽골제, 제천 의림지, 상주 공검지)과 당진의 전통 제방(합덕제, 삽싸리 방죽)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껴안는 형태(‿)의 제방과 제방 중간 곡부, 호중도(섬)가 있는 이유 역시 튼튼한 제방을 염원하는 조상들의 과학기술이 반영된 결과다.
탁기연 문화예술과장은 “당진 골정지의 아름다운 벚꽃과 하트 모양의 저수지를 감상하며, 우리 조상들의 슬기로운 제방 축조의 역사도 함께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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