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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금 요청했지만 기각"... 스토킹·교제살인 막을 수 없었나

  • 이현 기자
  • 입력 2025.07.30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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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일간 3건 연속 발생, 피해자들 모두 사전 신고했지만 보호받지 못해 검찰 "엄격한 기준" vs 전문가 "제도적 한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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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로 도주하려던 스토킹범, 시민들이 제압 지난 28일 오후 3시 38분쯤 울산 북구의 한 병원 주차장에서 30대 남성이 스토킹하던 여성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이 차량을 타고 도주하려고 하자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소화기 등을 던지며 저지했다. 남성은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다.

 

차로 도주하려던 스토킹범, 시민들이 제압 지난 28일 오후 3시 38분쯤 울산 북구의 한 병원 주차장에서 30대 남성이 스토킹하던 여성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이 차량을 타고 도주하려고 하자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소화기 등을 던지며 저지했다. 남성은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다.

 

최근 3일간 스토킹과 교제폭력으로 인한 흉악범죄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현행 피해자 보호 시스템의 허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피해자들이 모두 사전에 경찰에 신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참변을 당해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일간 3건... 예고된 참사들

 

울산 병원 스토킹 칼부림 사건 29일 울산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28일 오후 3시 38분쯤 울산 북구의 한 병원 지상 주차장에서 30대 남성 A씨가 스토킹하던 20대 여성 B씨를 뒤쫓아가 흉기로 수차례 찔렀다.

 

B씨는 목과 배 등을 찔려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현재 중태다. 병원 직원인 B씨는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고 있었고, 경찰에 바로 연락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까지 갖고 있었지만 순식간에 벌어진 범행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의정부 노인보호센터 스토킹 살인 앞서 지난 26일 경기 의정부의 한 노인보호센터에서는 50대 여성이 스토킹범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이 여성 역시 세 차례 스토킹 피해를 경찰에 신고했지만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다.

 

대전 서구 교제살인 같은 날인 29일 대전 서구에서는 20대 남성이 사귀다 헤어진 여성을 흉기로 찌르고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여성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이 여성도 과거 가해 남성을 4차례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금 신청했지만 검찰이 기각"

 

울산 사건에서 경찰의 대응 과정이 상세히 드러나면서 현행 시스템의 한계가 부각되고 있다.

지난 3일 A씨가 이별 통보를 받고 B씨를 폭행한 후, B씨는 두 차례에 걸쳐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B씨에게 전화 168통, 문자메시지 400여 통을 보내는 등 집요한 스토킹을 이어갔다.

 

경찰은 A씨의 추가 범행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지난 14일 검찰에 '잠정 조치 1~4호'를 모두 신청했다. 4호는 구치소 유치로 가장 강력한 조치다.

 

그러나 검찰은 "4호를 재검토하라"며 경찰의 신청을 기각했다. 검찰 관계자는 "A씨가 초범인 데다 자신의 직장과 집을 먼 곳으로 옮기겠다고 했다"며 "B씨도 A씨의 구금을 원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경찰은 구금 조치를 제외한 1~3호만 다시 신청했고, 지난 23일 법원을 통과했다. 하지만 A씨는 접근 금지 통보를 무시하고 28일 B씨의 직장을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의정부 사건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다. 경찰이 구치소 유치 등 잠정 조치를 검찰에 신청했으나, 검찰은 "스토킹을 지속적·반복적으로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급증하는 스토킹 범죄, 낮은 구금률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스토킹 범죄 신고 건수는 2021년 1만4509건에서 지난해 3만1947건으로 3년 새 2.2배로 급증했다.

그러나 실제 보호 조치는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지난해 경찰이 신청한 잠정 조치 4호(구치소 유치) 1219건 중 499건(40.9%)만 실제로 집행됐다. 경찰의 신청 건수 자체도 적을 뿐 아니라 검찰과 법원의 승인 기준이 까다로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교제폭력, '사랑'이라는 이름의 살인

 

이번 연쇄 사건들은 단순한 우발적 범죄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교제관계에서 시작된 폭력이 스토킹을 거쳐 극단적 살인으로 이어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주요 특징들:

집요한 추적과 감시 가해자들은 피해자의 일상을 철저히 파악하고 있었다. 울산 사건의 A씨는 B씨의 직장인 병원까지 찾아갔고, 대전 사건의 가해자도 피해자의 동선을 추적해 범행을 저질렀다.

 

점진적 폭력 확대 처음에는 언어폭력이나 가벼운 신체접촉으로 시작해 점차 심각한 폭행으로, 최종적으로는 흉기를 사용한 살인 시도로 발전하는 양상을 보인다.

 

법적 조치 무시 가해자들은 경찰의 접근금지 조치나 법원의 명령을 무시하고 범행을 저질렀다. 이는 현행 제재 수단의 실효성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한다.


"제도적 혁신 없으면 비극 반복될 것"

전문가들은 현행 제도의 근본적 개선이 없으면 이런 비극이 계속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정상환 변호사는 "현행 스토킹 제도의 한계가 드러났다"며 "전자 발찌(위치 추적 장치) 등으로 가해자의 동선을 미리 파악하거나 가해자와 피해자를 격리하는 등 실효성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여성폭력 전문가는 "스토킹 사건은 순식간에 살인 사건으로 번질 수 있다"며 "검찰이 이런 위험성을 간과하고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피해자가 구금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조치를 기각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피해자는 가해자에 대한 두려움이나 죄책감 때문에 적극적 처벌을 원하지 않을 수 있다"며 "피해자 의사보다는 객관적 위험성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부 대책 마련에 나서

 

스토킹 범죄가 잇따르자 경찰청은 29일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주재로 영상 대책 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한 대책 회의를 넘어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여기에는 ▲신속한 격리 조치 시스템 구축 ▲전자 발찌 등 실시간 추적 시스템 도입 ▲피해자 보호시설 확충 ▲가해자 교정 프로그램 강화 등이 포함된다.

 

무엇보다 검찰과 법원의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 법조인은 "스토킹과 교제폭력을 단순한 '연인 간 다툼'으로 보는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며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 범죄라는 인식 하에 엄격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의 마지막 외침이 헛되지 않으려면, 이제는 제도적 변화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스토킹·데이트폭력 신고 및 상담: 여성긴급전화 1366, 경찰신고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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