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버도박 자진신고제 결과 신고자들 평균연령은 15.5세 평균 10개월 도박, 300만원 써
청소년 사이버도박이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장기화하고, 폭행·사기 등 2차 범죄로 번지는 양상이 경찰 자진신고 결과로 드러났다. 신고 청소년들은 평균 10개월 동안 도박을 했고, 쓴 돈은 평균 300만원에 달했다. 일부는 도박자금을 마련하려다 폭행·사기·절도나 불법사금융에까지 손을 댄 것으로 조사됐다.
7일 경찰청은 지난 5월 18일부터 8월 31일까지 범부처 합동으로 운영한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기간’에 총 1777명의 도박 청소년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4년 대전경찰청을 시작으로 8개 시·도경찰청이 자체 시행했던 제도를 올해 경찰청 주관으로 교육부, 성평등가족부 등 여러 부처가 합동해 전국서 확대 시행한 결과다.
경찰에 따르면 신고자의 평균 연령은 15.5세로 집계됐다. 전체 신고자 중 고등학생이 963명(54.2%), 중학생이 813명(45.8%)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초등학생도 1명 포함됐다. 본인이 직접 신고한 경우가 1501건(84.5%)으로, 보호자 신고(276건·15.5%)보다 훨씬 많았다.
도박이 다른 범죄로 이어진 사례도 적지 않았다. 울산에서는 한 청소년이 2년간 도박에 2억원을 쓰면서 도박자금을 요구하다 어머니를 폭행했다. 서울에서는 비행써클에 속한 중학생 13명과 고등학생 1명이 도박하다 돈이 떨어지면 사기·절도 등 범행까지 일삼았다.
도박 빚이 불법사금융 피해로 이어진 경우도 있었다. 경찰은 관련 피해 청소년 5명을 신용회복위원회에 연계하고 불법추심 중단 등을 지원했다.
청소년들의 자진신고를 이끌어낸 데는 학교전담경찰관(SPO)의 역할이 컸다. 전체 신고자의 약 67%는 자진신고 계기로 SPO의 교육·홍보를 꼽았다. 충북에서는 SPO를 접한 15세 청소년 한 명이 친구들을 설득하면서 한 학교에서만 30명이 한꺼번에 신고를 접수하기도 했다.
이번에 자진신고를 한 A군은 “학교에 부착된 자진신고 포스터를 보고 도박을 그만둘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생각해 자진신고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대전의 한 고등학교 교사 B씨는 “학교에서 아이들이 도박을 하는 것 같다는 의심은 있었지만, 범죄와 연관된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파헤치기도 어려웠고 방법도 몰랐다”며 “경찰이 먼저 나서줘 고맙다”고 말했다.
경찰은 자진신고 청소년에게 처벌보다는 치료와 회복의 기회를 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초기면담을 마친 1504명 중 1430명(95.1%)이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등 전문기관으로 연계됐다. 프로그램을 이수한 222명 중 166명은 훈방 또는 즉결심판 청구로 선처됐고, 입건·송치된 경우는 56명에 그쳤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자진신고 기간을 통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지만, 아직도 청소년들 사이에 사이버도박이 만연하다”며 “도박중독 치유는 빠를수록 효과가 높다. 도박 청소년을 조기에 발견・치료해 2차 범죄로 이어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이번 자진신고제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10월까지 제도의 효과를 분석하고, 향후 제도 운영 여부와 시기·방식을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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