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의 한 도로에서 진로 변경을 문제 삼아 다른 차량 운전자를 8분간 쫓아가며 위협한 30대 남성이 특수상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피해 여성과 중학생 딸은 사건 이후 불안 증세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좁은 도로서 합류 중 급끼어들기…뒤따르던 차량 경적
25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지난달 27일 대구 수성구에서 중학생 딸을 태우고 귀가하던 중 사건을 겪었다.
A씨는 좁은 도로에서 큰 도로로 합류하며 안전거리를 확보해 우회전했으나, 평소와 달리 두 차선을 급하게 끼어든 것이 화근이 됐다. 도로 진입 직후 뒤따르던 승용차 운전자가 큰 경적을 울렸고, 처음에는 자신을 향한 것인지 인지하지 못했던 A씨는 뒤 차량이 앞을 가로막고 정차한 뒤에야 상황을 파악했다.
■ 장난감 총 겨누며 위협…8분간 추격에 2차례 충돌
차에서 내린 남성의 손에는 총으로 보이는 물건이 들려 있었다. 남성이 총을 겨누며 다가오자 겁에 질린 A씨는 차를 몰아 도망쳤다. A씨는 당시 그것이 장난감 총인지 실제 총인지 구별할 수 없어 극도의 공포를 느꼈다고 전했다.
남성은 이후 8분간 A씨 차량을 추격했다. 앞차에 막혀 속도가 줄어들자 뒤에서 두 차례 들이받았고, 차에서 내려 다시 총을 겨누며 내릴 것을 요구했다.
앞유리와 창문을 수차례 내리치기도 했다. 이어 자신의 차량으로 돌아가 후진해 A씨 차를 한 번 더 충돌한 뒤, 송곳을 꺼내 타이어를 찔러 펑크를 내고 유리창을 훼손했다. A씨는 당시 남성이 웃으며 침착하게 송곳을 휘두르는 모습에 소름이 끼쳤고 "사냥당하는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 뒷좌석 딸이 촬영…경찰 도착하자 태도 돌변
당시 뒷좌석에 타고 있던 A씨의 중학교 1학년 딸이 휴대전화로 상황을 촬영했고, A씨의 신고를 받은 남편이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도착하자 남성은 차에서 내려 마치 자신이 교통사고 피해자인 듯 A씨 차량을 촬영했고, 이후에는 자신의 5살 딸을 안아 달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보복 운전을 하는 동안 어린 딸을 자신의 차에 태우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남성은 경찰에게 본인이 피해자이며 뺑소니범을 붙잡았을 뿐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 블랙박스·목격 영상 확인 후 구속영장 신청
다음 날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과 딸이 촬영한 영상, 목격자 촬영본을 확인한 뒤 A씨에게 연락해 진단서 등 추가 자료를 요청했다. 경찰은 남성에게 신속한 신병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 지난 24일 특수상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와 딸은 사건 이후 불면증, 심장 두근거림, 손 떨림 등 불안 증세를 겪으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그날 급하게 두 차선을 끼어든 것은 제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렇더라도 이 정도까지 위협을 가한 것은 지나쳤다고 생각해 제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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