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망 당월에도 지원금 110만 원 '정상 입금'…복지 시스템은 7개월간 '깜깜'
생후 7개월 된 아들을 집에 홀로 방치해 굶겨 숨지게 한 20대 부부가 이 기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양육 지원금 1200여만 원을 고스란히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가 영양실조로 서서히 죽어가는 동안 정부의 위기아동 발굴 시스템은 단 한 차례도 위험 신호를 잡아내지 못해 복지 행정의 총체적 부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실이 대전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숨진 A군 앞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사망 달까지 지급된 양육 지원금은 총 1217만 원에 달했다.
■ 부모급여만 800만 원…사망한 달에도 110만 원 '꼬박꼬박'
세부 내역을 보면 부모급여 800만 원, 첫만남이용권 200만 원, 기타 양육지원금 105만 원, 아동수당 82만 원, 출산장려금 30만 원 등이 지급됐다.
특히 A군이 숨진 달에도 부모급여와 아동수당 명목으로 110만 5000원이 정상적으로 입금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가 굶주림 속에 죽어가는 동안에도 지원금은 기계적으로 통장에 꽂힌 셈이다.
■ 지원금으로 PC방 게임비 결제…무직 부부, 아이는 방치
별다른 질환이 없었던 20대 친부모는 무직 상태로 지내며 자택에 아이를 장시간 홀로 방치한 채 PC방을 전전하며 게임에 몰두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수사 결과 정부 지원금이 입금된 계좌에서 PC방 이용료와 게임 결제 내역이 다수 확인됐다. 아이를 위해 쓰여야 할 돈이 부모의 유흥비로 흘러간 것이다.
■ 신생아 몸무게로 병원 이송…부검 결과 "영양실조·탈수"
지난달 5일 병원으로 이송됐을 당시 A군의 몸무게는 3kg대에 불과했다. 생후 7개월 남아의 평균 체중(8kg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로, 사실상 신생아 수준이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사인은 영양실조와 탈수로 확인됐다.
대전지검은 부부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해 지난달 말 아동학대살해 및 상습아동유기·방임 혐의로 이들을 구속기소했다.
■ 예방접종 이력 있다는 이유로 관리 대상서 제외…7개월간 '무방비'
더 큰 문제는 A군이 서서히 죽음에 이르는 7개월 동안 정부의 위기아동 발굴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전시 조사 결과 A군은 과거 영유아 건강검진 1회와 필수 예방접종 이력이 남아 있다는 이유로, 단전·단수나 검진 미수검 여부를 기준으로 삼는 'e아동행복지원시스템'과 '복지사각지대 발굴시스템'의 관리 대상에서 제외됐다.
학대 관련 신고 이력도 전무했다.
형식적인 서류상 이력만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한 시스템의 허점이 한 아이의 목숨을 앗아간 셈이다.
■ "지원금 입금이 전부가 아니다"…대면 확인 의무화 목소리
이에 따라 양육수당을 단순히 계좌로 입금하는 현행 방식을 근본적으로 개편해, 아동의 생존 여부와 안전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대면 확인 장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정현 의원은 "이번 비극을 부모의 개인적 일탈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행정 시스템이 아이의 생존을 실질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복지 제도의 패러다임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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