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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방울만 타면 끝"…SNS 뒤덮은 '물뽕' 광고, 국민 안전 무방비로 노출

  • 이현 기자
  • 입력 2026.07.27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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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타·구글서 GHB 광고 무분별 유통…"청소년까지 무차별 노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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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속 불법 마약 광고 캡처본

 

■ "완벽하게 통제…100% 비밀 보장" 성범죄 조장 문구까지

"강력 추천! 1~2방울만 첨가하세요."

최근 인스타그램에 버젓이 게재된 마약류 GHB(감마하이드록시부티르산) 광고 문구다. 흔히 '물뽕'으로 불리는 GHB는 국내에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는 명백한 마약류다. 

 

복용 시 의식을 잃을 수 있고 기억 상실 위험까지 있다. 무색무취라는 특성 탓에 음료에 몰래 타는 방식으로 성범죄에 악용돼온 약물이다.

 

그런데 이 위험한 마약이 소셜미디어(SNS)에서 아무런 제지 없이 광고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메타 인스타그램과 구글 유튜브에서 물뽕 광고를 봤다는 목격담이 SNS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다.

 

지난 15일 스레드에 올라온 인스타그램 광고 캡처본에는 'GHB'라고 적힌 약물이 그대로 노출됐다. 이어 한 남성이 음료에 의문의 액체를 넣고, 이를 마신 여성이 쓰러지자 업고 이동하는 장면까지 등장한다. 

 

영상 속 문구는 "완벽하게 당신의 통제하에 100% 비밀 보장", "데이트, 나이트클럽, 바에 어울립니다" 등으로, 성범죄 악용을 노골적으로 부추기고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유튜브에 제품명을 아예 '물뽕'으로 명시한 광고까지 등장했다. 

"복용 후 혼수상태에 빠져 일시적으로 기억을 잃고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약물 검사 회피까지 홍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이런 범죄 광고가 대놓고 허용되는 게 말이 되냐", "뭣 모르는 애들도 접할 수 있겠다" 등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직장인 박 모(41) 씨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서 성범죄용 약물 광고를 몇 차례 본 적 있다"며 "청소년들이 이런 불법 광고에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상황이 매우 걱정된다"고 말했다.

 

■ 광고만 올려도 처벌 대상인데…단속은 '뒷북'

현행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제3조 제12호)에 따르면 마약류 광고 및 구매 유인 행위는 엄격히 금지된다. 실제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광고 게시 자체만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온라인상 불법 광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온라인 마약류 불법 광고와 게시물을 상시 모니터링해 지난해 약 5만여 건을 적발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플랫폼 사업자 등에 차단을 요청했지만, 편법으로 단속을 피해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불법 유통업자들이 정상 앱이나 성인용 앱으로 위장해 광고를 올린 뒤, 차단되면 다른 앱으로 재등록하는 방식으로 단속을 회피하고 있다"며 "주소(URL)를 특정하기 힘든 앱과 마켓이 수시로 생기고 사라지는 플랫폼 특성상 정부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 "알고리즘이 불법 광고 확산 부추겨"…전문가들 "적극 개입" 촉구

전문가들은 불법 마약류 광고가 버젓이 노출되는 주요 원인으로 플랫폼의 추천 알고리즘과 해외 플랫폼 모니터링의 한계를 지목했다. 청소년의 마약류 노출을 막기 위해서는 규제 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세욱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이용자들이 호기심에 '마약' 키워드가 붙은 광고를 계속 클릭하면 플랫폼이 내용을 스스로 판단하지 않은 채 그 신호를 학습하기 때문에 불법 광고가 알고리즘을 타고 확산될 수 있다"며 "불법 광고가 처음 게재됐을 때는 인위적인 개입 없이는 시스템상 바로잡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성남 전 서울시 마약관리센터장은 "GHB는 한 번 노출되면 중독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만큼 청소년들의 입문을 막기 위해 철저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집중적으로 불법 광고 제보를 접수하는 등 적극적인 사이버 대책이 필요하다"며 "플랫폼뿐 아니라 식약처와 방통위, 경찰 사이버수사대 등 관계 기관이 철저히 단속해 예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플랫폼 "자체 검수 중"…실효성은 '물음표'

이에 대해 주요 플랫폼 사업자들은 자체 검수 시스템을 통해 불법 광고 차단에 힘쓰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메타코리아 측은 "커뮤니티 광고 규정에 따라 불법적인 제품 홍보는 금지되며, 모든 광고는 게시 전에 자동화 시스템과 수동 검토를 병행한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불법 광고가 노출된 구체적 원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사유를 제공하기 어렵다"면서도 "커뮤니티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기술과 인적 검토를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구글코리아 관계자 또한 "관련 정책 위반 광고는 제거하고 광고주 계정을 정지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다"며 "플랫폼의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엄격한 광고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플랫폼 측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미 다수의 목격담이 SNS를 통해 확산된 만큼 '사후 대응'에 그치는 관리 체계로는 실효성 있는 예방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소년과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마약류 광고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는 플랫폼의 사전 검수 강화와 정부의 신속한 공조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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