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들이 세운 기준 스스로 무너뜨려"… 외신 보도에도 FIFA는 '침묵'
2026 북중미 월드컵 경기장에서 일본 응원단의 욱일기 사용이 반복되고 있는데도 국제축구연맹(FIFA)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26일 두 번째 공식 항의 메일을 발송했다.
서 교수는 이날 "지난 23일 FIFA에 1차 항의 메일을 보냈지만 현재까지 공식 입장이 없어 추가 대응에 나섰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은 지난 21일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튀니지를 상대로 승리했는데, 이 경기 도중 일본 응원단이 경기장 내에서 욱일기를 펼쳐 든 장면이 전광판과 중계 화면에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서 교수는 이번 2차 메일에서 FIFA가 대회를 앞두고 자체적으로 공표한 규정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FIFA는 월드컵 경기장 내 국기, 현수막, 슬로건, 의류 등을 포함해 정치적·모욕적·차별적 성격을 띠는 모든 물품의 반입을 금지한다고 명확히 밝힌 바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서 교수는 FIFA가 과거 아이티 대표팀에 유니폼 디자인 변경을 요구했던 사례를 근거로 제시했다. FIFA는 대회 개막을 앞두고 아이티 대표팀 유니폼 전면에 그려진 '베르티에르 전투(Battle of Vertières)' 그림이 역사적·정치적 요소를 담고 있다는 이유로 디자인 변경을 요구한 바 있다.
베르티에르 전투는 1803년 아이티가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이루는 데 결정적 계기가 된 전투다.
서 교수는 "아이티 유니폼에는 역사적·정치적 요소를 문제 삼아 디자인 변경을 요구했던 FIFA가 월드컵 경기장에 등장한 욱일기에는 침묵하고 있다"며 "이는 FIFA가 스스로 마련한 기준을 허무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일본 응원단의 욱일기 사용 문제는 이미 전 세계 주요 외신들도 잇따라 보도하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며 FIFA가 조속히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로 미국 CNN 방송은 일본인들이 월드컵 기간 욱일기를 흔들며 주변국의 비판 여론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하면서, 한국과 중국에서는 이 깃발이 일본의 전시 만행을 떠올리게 하는 상징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보도했다.
CNN은 또 FIFA가 정치적 메시지나 군사적 이미지가 담긴 깃발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음에도 욱일기에 대해서는 공식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욱일기는 일본 제국주의와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문양으로 받아들여지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는 역사적 상징성을 이유로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이어져 왔다.
FIFA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에는 일본 응원단의 욱일기 응원 시도를 제지한 바 있어, 이번 대응과의 형평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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