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을 맞은 초등학교 교실 현장에 사명감 대신 불안과 무력감이 깊게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초등교사 10명 중 8명 이상이 정당한 교육활동 중에도 아동학대 신고나 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심각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이 15일 발표한 '2026 스승의 날 맞이 교사 인식 설문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초등교사 응답자의 85.8%가 '아동학대 신고·피소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는 유치원과 중·고등학교 등 전 학교급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다.
구체적으로는 '매우 자주 느낀다'는 응답이 43.1%, '가끔 느낀다'는 답변이 42.7%에 달해 대다수 교사가 일상적인 불안 속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혀 느끼지 않는다'는 응답은 1.1%에 불과했다.
교사들이 꼽은 아동학대 관련 법령의 가장 큰 문제점은 모호한 기준이었다. 응답자의 82.0%는 '정서적 학대 등 모호한 법 적용 기준으로 인한 정당한 교육활동 위축'을 심각한 사안으로 지적했다.
또한 '학부모의 악성 민원 및 무분별하게 악용되는 고소 남발'(80.5%) 역시 교권을 위협하는 핵심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러한 현실은 교단 이탈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1년간 이직이나 사직을 진지하게 고민했다는 초등교사는 절반이 넘는 57.3%로 집계됐다.
특히 담임교사 보직을 기피하는 이유로 '학부모 상담 및 민원 어려움'(88.7%)이 압도적 1위를 차지해, 학교 현장의 민원 대응 체계가 한계에 다다랐음을 시사했다.
강석조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은 "교사들은 수업이나 생활지도 중에도 내 말 한마디가 피소로 이어질까 걱정한다"며 현장의 고충을 전했다.
이어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호하는 아동복지법의 실질적 개정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하며 정부와 국회의 즉각적인 법적 보완책 마련을 촉구했다.
초등교사노조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교단 전체가 민원 압박에 노출된 구조적 현실을 보여준다"고 평가하며, 교육 현장의 정상화를 위해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사를 보호할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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