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세 미만 사각지대 해소…5만8천명 규모 조사 착수
잇따른 영유아 학대 사망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아동학대 전수조사 범위를 대폭 넓힌다. 기존에는 어린이집·유치원을 이용하지 않는 3세 아동에 한해 연 1회 점검이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의료기관 이용 이력이 없는 0~6세 아동 전체로 확대해 학대 위험 신호를 조기에 포착하겠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22일 교육부·법무부·행정안전부·성평등가족부·경찰청과 합동으로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 0~2세, 기존 조사 사각지대…최근 양주 사건이 도화선
현행 전수조사는 매년 4분기 3세 가정양육 아동을 대상으로만 실시돼 왔다. 이 때문에 3세 미만 영유아는 사실상 감시망 밖에 놓여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최근 양주에서 학대로 숨진 것으로 의심되는 아동은 2022년생으로, 지난해 전수조사 당시 2세여서 점검 대상에서 제외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 의료 미이용 아동 5만8천명 전수조사
정부는 앞으로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을 통해 파악된 의료 미이용 6세 이하 아동 전체를 조사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의료 미이용 아동이란 병원 진료 기록은 물론 영유아 건강검진·예방접종 이력도 없는 아동을 뜻한다. 예방접종과 건강검진이 필수적인 영유아 시기에 의료 이용이 전혀 없다는 것은 대표적인 학대 위험 징후로 꼽힌다.
복지부가 파악한 의료 미이용 아동은 약 5만8천 명으로, 지난해 4분기 전수조사 대상이었던 3세 가정양육 아동 1만5천961명의 3.6배에 달하는 규모다.
조사는 두 차례로 나눠 진행된다. 오는 5~7월 1차로 진료 기록이 전혀 없는 0~6세와 건강검진·예방접종 미이용 0~3세 아동을 우선 점검하고, 7~9월 2차 조사에서는 건강검진·예방접종 미이용 4~6세 아동 및 새로 확인된 의료 미이용 아동을 추가로 살핀다.
■ 방문 거부 시 경찰 수사 의뢰…대면 점검 원칙
전수조사의 실효성도 강화한다. 2세 이하 아동 가정 방문 시에는 아동보호전문기관 인력이 반드시 동행하며, 증빙자료 제출도 의무화된다.
방문을 거부할 경우 일정을 지정해 2회 재방문하고, 그래도 거부하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 의료·교육 연계·쉼터 확충 등 사전 예방 체계 총정비
정부는 조사 확대와 함께 위기아동 조기 발견 및 사후 보호 체계도 전방위로 손질한다.
의료 현장에서는 영유아 건강검진 시 의료진의 외상·이상 징후 관찰을 명문화하고, 2세 미만 가정에 전문인력이 찾아가는 '생애 초기 건강관리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어린이집·유치원의 결석 관리와 초등학교 입학 확인 절차도 강화해 학대 징후를 놓치지 않도록 한다.
보호 인프라 측면에서는 학대피해아동쉼터를 공급 부족 지역 중심으로 늘리고, 영유아 맞춤형 특화 쉼터를 시·도별로 1~2개소씩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제도적으로는 아동학대 살해·치사 등 중대 범죄의 처벌을 강화하고, 자녀 살해를 중대한 아동학대로 명확히 규정하는 법 개정도 추진한다.
■ 재학대 방지·장애아동 보호도 강화
피해아동이 가정에 복귀한 이후 재학대를 막기 위한 지원도 확충된다. 방문형 심리지원 사업인 '방문 똑똑! 마음 톡톡!'의 참여 가정에서 1년 내 재학대 발생률이 3.1%에 그친 점을 고려해 해당 사업을 확대한다.
발달장애아동에 대한 학대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해 장애아동 맞춤형 제도 개선과 특화 쉼터 확충도 함께 추진된다.
이스란 복지부 제1차관은 "스스로 의사 표현이 어려운 영유아와 장애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이라며 "관계부처와 함께 신속히 이행해 아동이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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