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혐의로 의원직을 스스로 내려놓았던 전직 군의원이 불과 수개월 만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지역 사회에 파장이 일고 있다. 강제추행 혐의에 대한 재판조차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출마 선언이라 논란은 더욱 거세다.
사건의 시작…주점 복도에서의 강제추행
홍원표 전 충남 예산군의원은 지난해 9월, 피해 여성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주점을 찾았다가 사건을 일으켰다. 당시 피해자는 어머니의 가게 일을 돕기 위해 나왔다가 변을 당했다.
밤 10시 30분경, 복도에서 쟁반을 들고 일하던 피해자의 가슴을 홍 전 의원이 갑자기 만진 것이다. 피해자가 즉각 항의했으나 홍 전 의원은 짧은 사과 말 한마디만 남기고 룸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후 일행 중 한 명이 피해자에게 5만 원을 건네며 무마를 시도했으나 피해자는 이를 단호히 거절했다.
사건 이틀 후, 홍 전 의원은 피해자의 어머니에게 자필 사과문 사진을 전송했다. 그러나 그 내용이 오히려 공분을 샀다.
사과문에는 "제가 가게 직원으로 착각해서 큰 잘못을 했습니다. 이를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 더 성숙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진심을 받아 주십시오"라고 적혀 있었다.
'가게 직원이었다면 괜찮다'는 뉘앙스로 읽힐 수 있는 내용으로, 피해자는 사과문을 받고 오히려 더 큰 모욕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설상가상으로 홍 전 의원이 외부에서는 "그냥 툭 스쳤을 뿐"이라며 피해자가 예민하게 반응한 것처럼 말하고 다닌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피해자는 "그 말을 듣고 오히려 홍 전 의원을 불쌍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후 홍 전 의원은 피해자의 매장을 직접 찾아와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현금 200만 원과 처벌불원서를 함께 내밀었다.
피해자는 "진심 어린 사과만 있었다면 넘어가려 했는데, 현금과 서류를 보고 사과의 진정성을 믿을 수 없었다"며 곧바로 고소 절차를 밟았다.
이후 검찰은 홍 전 의원에게 강제추행 혐의로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홍 전 의원은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한 상태로, 오는 5월 첫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논란이 확산되자 홍 전 의원은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의원직에서도 자진 사퇴했다.
당시 입장문에서 "저의 부족함으로 군민 여러분께 실망을 드린 데 대해 깊이 반성하며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3월, 홍 전 의원은 지역 주민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발송해 "군의원 출마예정자 무소속 인사 드린다"며 사실상 재출마를 공식화했다.
현재는 예비후보 신분으로 선거 운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법조계에서는 정식 재판에서 형량이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강제추행 사실 자체는 본인도 인정한 상태이며, 피해자가 운영하는 영업장의 직원이면 괜찮다는 식의 변명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재판 결과가 6월 선거 이후에 나올 가능성이 높아 당선 시 무효 여부는 추후 판가름 날 전망이다.
피해자는 "이런 사람이 다시 군의원에 출마한다는 것이 도저히 납득되지 않아 용기를 내 제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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