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땅 20% '전수 조사' "농사 짓는 척" 다 잡아낸다.
정부가 다음 달부터 전국 모든 농지를 대상으로 사상 최초의 전수조사에 착수한다.
실제 농사를 짓는 사람만 농지를 소유할 수 있다는 헌법상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을 바로잡고, 개발 호재를 노린 농지 투기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대리 경작·위장 영농…농지 투기 여전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이 예정된 경기 용인시 처인구 일대에서는 지난해 공인중개사 A씨가 벼농사를 짓겠다며 농지를 매입한 뒤 실제 경작은 다른 농민에게 맡긴 사실이 적발됐다.
해당 농민은 "땅 주인이 이장에게 농사지어줄 사람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개발 호재가 예상되는 지역의 농지를 미리 사들인 뒤 지가가 오르면 되파는 전형적인 투기 수법이다.
현행 농지 이용 실태조사는 매년 실시되고 있지만, 조사 대상이 전체 농지의 10% 수준에 그쳐 사실상 대부분의 농지가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2월 24일 국무회의에서 "농지는 사서 짓는 척만 하면 된다고 모두가 생각하고 있다.
농지 관리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직접 지적했다.
이에 정부는 전국 농지 195만 헥타르(㏊) 전체를 전수조사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전체 국토 면적의 약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조사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2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1단계인 올해는 농지법이 시행된 1996년 이후 취득 농지 115만㏊가 대상이다.
서울시 면적의 19배에 달하는 이 지역 중 땅값이 비싼 수도권 전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은 현장점검을 병행해 더욱 엄격한 기준으로 조사한다.
2단계인 내년에는 1996년 이전 취득 농지 80만㏊까지 조사 범위를 넓혀, 사각지대 없는 농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 전수조사에는 예산 1,100억 원이 투입되며, 조사 인력 5,000명을 새로 채용한다.
드론과 항공사진, 인공지능(AI) 기술도 적극 활용해 조사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불법 행위가 적발된 농지에 대해 강도 높은 조치를 추진하고, 체계적인 농지 관리를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도 함께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무단 휴경이나 불법 임대차 등이 적발될 경우 즉시 처분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농지법 개정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전수조사를 계기로 농지 투기 근절과 함께 실경작자 중심의 농지 소유 질서를 확립하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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