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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직권남용 기소에도 '현직 유지'…감사원, 당진시 직접 감사 착수

  • 이현 기자
  • 입력 2026.02.28 12:00
  • 조회수 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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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위 심각할수록 오히려 보호받는다"…이중 잣대 논란에 시민들 분노


당진시청 전경 (2).jpg

당진시청 전경사진 (당진시청 제공)

 

충남 당진시가 중범죄 혐의로 기소된 고위 공무원을 사실상 방치하며 2년여간 인사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감사원이 직접 감사에 나섰다. 비슷한 시기 경미한 비위를 저지른 다른 공무원에게는 즉각 직위해제 조치를 취한 것과 대비되어 형평성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대전지검 서산지청은 지난 1월 31일 당진시 A국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제3자 뇌물수수, 뇌물 요구,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 총 6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A국장은 직위를 이용해 민간업체에 지인 자녀의 취업을 청탁하고, 공공시설물 무상공사를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범죄 피고인 신분임에도 A국장은 당진시청에 출근하며 주요 현안에 결재권을 행사하고 있다. 

지방공무원법은 형사 사건으로 기소되거나 금품·성 비위 등으로 수사받는 경우 등 4가지 직위해제 사유를 규정하고 있다. 

A국장은 이 중 무려 3가지 사유에 해당했지만 당진시는 이를 모두 외면했다.

 

당진시가 취한 조치는 미미했다. 

충남도 감사위원회의 중징계 요구에 따라 2023년 말 '비위'가 아닌 '직무능력 부족'이라는 가벼운 사유를 들어 석 달간 직위를 해제한 것이 전부였다. 

복직 이후 A국장은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는 2년여 동안 일반 행정 최고위직 4곳을 연이어 거쳐 갔다.

 

이와 대조적인 사례도 있다. 

앞서 당진시는 2020년 11월 커피숍에서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업주에게 행패를 부린 과장급 공무원 2명에 대해 긴급 인사위원회를 열어 즉각 직위해제 처분을 내렸다. 

당시 당진시장은 "솔선수범해야 할 공직자가 불쾌한 언행을 한 것에 단호하고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신속 대응을 강조했다.

 

뇌물 요구와 직권남용 등 중대 형사 범죄로 기소된 국장은 2년 넘게 고위직을 유지하고, 시민에게 불쾌한 언행을 한 과장급 공무원은 즉각 직위해제를 당한 셈이다. 

비위의 경중이 역전된 인사 처리에 시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졌지만, 당진시는 "법적 판단이 나올 때까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시민사회는 당진시의 태도가 단순한 법령 해석 문제가 아니라 특정 공무원을 의도적으로 비호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인사권자인 오성환 당진시장이 A국장의 직을 유지한 채 올해 초 인사에서도 중징계 대신 다른 국장직으로 보직만 이동시킨 점이 특히 문제로 지적된다.

 

결국 감사원이 칼을 빼 들었다. 

'당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이 시민 400명의 서명을 받아 감사를 청구하자, 감사원은 충남도나 당진시의 자체 감사에 맡기지 않고 '직접 감사'를 결정했다.

 

감사원은 회신을 통해 "공익감사청구 처리규정 제15조와 제26조에 따라 감사원에서 직접 감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직접 감사를 결정한 것은 이번 사안의 중대성을 인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감사의 핵심은 당진시가 법령을 자의적으로 해석했는지, 아니면 특정 공무원을 비호하기 위해 고의로 직위해제 권한을 행사하지 않았는지 여부다. 

 

감사 결과 법령 위반이 확인될 경우, 기소 이후 직위해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결재 라인(시장 또는 인사 담당자) 에 대한 징계 요구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진비상행동 관계자는 "신속한 감사 착수를 통해 공직 사회의 책임과 행정의 신뢰를 분명히 세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당진시는 감사를 받는 입장이어서 공식 입장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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