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광화 연출 "스승과 제자 관계는 부모·자식, 선후배 관계로 이어지는 보편적 이야기"
- 차인표와 연정훈이 처음 연극 무대에 데뷔한다
1990년 개봉해 오랜 사랑을 받아온 동명 영화를 국내 최초로 정식 라이선스 연극으로 옮긴 '죽은 시인의 사회'가 올여름 대학로 최대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배우 차인표와 연정훈이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서는 작품이라는 점도 관심을 끌고 있다.
연출을 맡은 조광화는 최근 공연계에서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연출가로 꼽힌다. 두 달 전에는 국립극단 '반야 아재' 연출을 맡아 상반기 연극계를 뜨겁게 달군 이른바 '바냐 대전'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조 연출은 한국경제 아르떼와의 인터뷰에서 '죽은 시인의 사회'가 자신에게도 각별한 작품이라고 밝혔다. 그는 먼저 살아온 사람과 앞날이 불안한 젊은이의 관계를 다룬 '굿 윌 헌팅', '파인딩 포레스터', '여인의 향기', '그랜 토리노' 같은 작품을 볼 때마다 생각이 '죽은 시인의 사회'로 돌아오곤 했다며, 이 작품을 이런 이야기의 원형으로 느낀다고 말했다.
'죽은 시인의 사회'는 미국의 한 명문 사립학교를 배경으로, 아이비리그 진학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학생들과 독특한 수업 방식으로 삶의 의미를 일깨우는 새 교사 키팅의 이야기를 그린다.
키팅이 학생들에게 전하는 핵심 메시지는 주체적인 삶을 강조하는 '카르페 디엠(현재를 즐겨라)'이다.
조 연출은 이 이야기가 지닌 보편성에 주목한다. 그는 젊은 시절 이 영화를 본 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공연장을 찾는 모습을 언급하며,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부모와 자식, 나아가 사회에서 만나는 선후배·사수와 신입의 관계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세상을 산 사람과 이제 세상에 나가려는 사람 사이에서 생기는 갈등과 배움은 누구나 겪는 일이기에 울림이 크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연극 무대로 옮기는 작업은 순탄치 않았다. 조 연출은 주어진 원작 극본이 영화 속 장면들을 무대용으로 옮겨놓은 수준에 가까웠다고 밝혔다.
그가 특히 공을 들인 부분은 극 중 비극적 사건 이후의 전개다. 영화에서 키팅은 자신의 심경을 길게 설명하지 않지만, 연극 무대에서 그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으면 자칫 무력한 인물로 비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키팅이 되뇌는 "살아 있어라"라는 대사가 새로 추가됐다.
이번 공연에서는 음악의 활용이 두드러진다. 무대는 학생들의 교가 합창으로 문을 여는데, 이는 짓눌려 있는 청춘의 에너지를 강렬하게 표현하기 위한 장치다.
조 연출은 앞선 작품 '반야 아재'에서도 음악을 비중 있게 활용한 바 있다. 극 중 낯선 시골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잃어버린 인물이 오랫동안 꿈꿔온 노래를 부르는 순간, 억눌려 있던 생의 에너지가 무대 위로 쏟아져 나오는 장면을 통해서였다.
그는 음악을 통해 관객에게 감각을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조 연출은 뮤지컬 '베르테르' 등의 연출도 맡으며 연극과 뮤지컬을 오랫동안 오갔다.
그는 연극 연출을 두고 함께 걷고 싸우고 부축하며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긴 여행'에 비유했다.
반면 뮤지컬에 대해서는 그림을 그려 전달하면 전문가들이 이를 실현해주는, 지휘자처럼 일이 딱딱 맞아떨어지는 데서 오는 통쾌함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극을 더 선호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그는 "본질은 연극"이라며 "그 힘으로 뮤지컬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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