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보고서 "온난화 빨라져…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늦는다"
2023년에 이어 2024년까지, 2년 연속으로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단순한 날씨 변화가 아니다. 폭염에 쓰러지는 노인들, 뜨거워진 바다에 집단 폐사하는 물고기들, 겨울인데 여름 철새가 나타나는 이상한 풍경들. 기후위기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닌, 지금 이 순간 우리 삶을 바꾸고 있다.
환경부와 기상청은 최근 전문가 112명이 5년간의 국내외 연구 2,000여 편을 분석한 '한국 기후위기 평가보고서 2025'를 발간했다. 보고서가 드러낸 한반도의 현실은 충격적이다.
기온 기록, 2년 연속 갈아치워
2024년 한반도 평균 기온은 14.5℃로 역대 가장 높았고, 2023년(13.7℃)도 그 직전 최고 기록이었다. 최근 7년(2018~2024년) 사이 기온이 오르는 속도가 뚜렷이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도 심상치 않다. 안면도·제주 고산·울릉도 등 국내 주요 관측 지점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구 평균보다 높았으며, 2024년 증가 속도는 최근 10년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폭염으로 쓰러지는 사람이 2배로 늘었다
더위로 인해 병원을 찾거나 응급처치가 필요한 온열질환자 수는 2020~2023년 연평균 1,709명이었지만, 2024년에는 그 2배로 급증했다. 지난해 온열질환자는 3,704명으로 전년보다 31% 이상 늘었다. 폭염으로 농작물 3,447헥타르가 피해를 입었고, 가축 168만 마리 이상이 폐사했다.
앞으로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 2050년대에는 노인들이 더위로 사망하는 비율이 지금보다 4~5%포인트 이상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 사회가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수치다.
바닷속도 뜨거워졌다…어민 피해 14년간 3,800억 원
우리나라 주변 바다의 표면 온도는 지구 평균의 2배 속도로 올라가고 있다. 이로 인해 수산업은 최근 14년 동안 고수온 피해만 3,472억 원에 달하며, 저수온 피해까지 합치면 약 3,78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바다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날이 182일로, 최근 10년 평균(50일)의 3배를 훌쩍 넘겼고, 양식 생물이 대량으로 폐사해 1,430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비도 이상하게 쏟아진다
2024년에는 여름철 비의 78.8%가 장마 기간에 몰아쳐 내렸는데, 이처럼 비가 한 시기에 집중된 것은 1973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앞으로는 태풍도 더 강해져, 기록적인 폭우를 동반하는 범위가 최대 37%까지 넓어질 수 있다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겨울 새가 여름에, 여름 새가 겨울에 나타난다
기후위기의 피해는 사람에게만 그치지 않는다. 조사 대상 새 52종 가운데 38%의 개체수가 줄었고, 원래 겨울에 오는 철새가 여름에 나타나거나 여름 철새가 겨울에 출현하는 등 계절이 뒤바뀐 듯한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
이대로 가면 2100년 기온 최대 7℃ 상승
온실가스를 지금처럼 계속 배출할 경우, 이번 세기 말 한반도 평균 기온은 지금보다 최대 7℃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를 방치하면 폭염이 지금보다 15배 이상 오래 지속되고, 해수면 상승으로 600억 달러(약 80조 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국제 분석도 있다.
환경부는 이번 보고서를 토대로 2026년부터 2030년까지의 기후위기 대응 계획을 새로 수립할 방침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계획 수립에 앞서 지금 당장의 실천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기후위기는 이미 통계 속 숫자가 아니라, 우리 이웃과 식탁과 바다를 바꾸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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