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제폭력 전력만 세 차례, 재범에도 낮은 형량…"피해자 보호 외면" 목소리
교도소에서 출소한 지 이틀 만에 과거 교제폭력 피해 여성을 다시 찾아가 성범죄를 저지른 50대 남성이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수차례에 걸친 전력과 출소 직후의 재범이라는 점에서 "형량이 너무 가볍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제1형사부(이승호 부장판사)는 강간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50대)에게 최근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과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도 명령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11월 7일 새벽 강원 원주시 자택에서 과거 교제폭력 피해자였던 30대 여성 B 씨를 두 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함께 술을 마시던 B 씨를 침대로 밀어 넘어뜨려 제압한 뒤 범행했고, 1시간여 후 귀가하려는 B 씨를 협박해 또다시 성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은 A 씨가 교도소에서 출소한 지 불과 이틀 만에 벌어졌다.
A 씨는 범행 직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도 폭력을 행사했다. B 씨와 자신을 분리하려는 경찰관의 몸을 수차례 밀치고 멱살을 잡아당기는 등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도 받는다.
A 씨와 B 씨는 2022년경부터 상당 기간 연인관계를 유지했다.
이 기간 A 씨는 B 씨에게 반복적인 폭력을 휘둘러 벌금형 1회, 징역형 2회 등 총 세 차례 처벌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성범죄는 그 세 번째 처벌로 복역 중이던 A 씨가 출소하자마자 저지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A 씨가 전형적인 재범 고위험군에 해당한다고 지적한다. 동일한 피해자를 반복적으로 표적으로 삼고, 교정 시설 수용 중에도 범행 의지가 꺾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실상 교화 가능성을 스스로 부정한 셈이라는 것이다.
판결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재범 성범죄자에게 고작 3년 6개월이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피해자가 직접 엄벌을 탄원했음에도 형량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교도소를 다녀온 뒤 이틀 만에 같은 피해자를 또 공격했는데도 이 수준의 처벌이라면 억제력이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행 성폭력처벌법상 강간죄의 법정형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재범 가중처벌 규정이 존재하지만 실제 선고형은 법정형 하한에 근접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법조계 일각에서도 "교제폭력과 성범죄가 반복되는 사건일수록 피해자 안전을 최우선에 둔 양형 기준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그 정도가 점차 증가하거나 반복됐고, 피해자와 피해 경찰관 모두에게 용서받지 못했으며,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한 점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피해자 측은 이 형량에 납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사건은 교제폭력 피해자의 위험이 가해자 복역 중에 끝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가해자가 출소한 뒤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것을 실질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재 법원은 스토킹·교제폭력 사건에서 피해자 보호명령이나 접근금지 가처분을 내릴 수 있지만, 출소 이후 자동으로 피해자에게 경보가 발령되거나 접근이 금지되는 시스템은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
전문가들은 "가해자 출소 시 피해자에게 사전 통보하고, 접근금지 명령을 출소 후에도 연장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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