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 양도세 중과 부활, 쟁점과 과제
"정부를 이기는 시장은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양도세 중과 유예 연장을 거부하며 던진 이 한마디에 다주택자 238만 명이 긴장하고 있다.
4년간 유예됐던 양도세 중과가 오는 5월 9일 종료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큰 변화가 예고된다.
그러나 일부 언론이 쏟아내는 '다주택자의 눈물' 프레임 뒤편에서, 정작 내 집 한 채 마련하지 못한 청년들의 고통은 외면받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먼저 양도세 중과가 무엇인지 쉽게 풀어보자. 양도소득세란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자산을 팔아서 생긴 이익에 대해 내는 세금이다. 예를 들어 5억 원에 산 아파트를 8억 원에 팔았다면, 3억 원의 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는 것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여기에 불이익을 더하는 제도다. 기본세율(6~45%)에 더해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를 추가로 부과한다. 지방소득세 10%까지 합치면 3주택자의 실효세율은 최대 82.5%에 이른다.
이 대통령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5월 10일 이후 3주택자가 10억 원의 양도차익을 얻을 경우 세금이 3억3천만 원에서 7억5천만 원으로 늘어난다." 쉽게 말해, 10억 원을 벌면 8억 원 가까이를 세금으로 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 제도는 2021년 문재인 정부에서 투기 억제를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2022년 5월부터 양도세 중과를 1년간 유예한 뒤 매년 이를 연장해 왔다. 사실상 사문화된 셈이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는 이 유예를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주택자의 눈물?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를 향해 "5월 9일까지 집을 팔라"고 거듭 압박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일각에서는 다주택자들이 토지거래허가제와 대출 규제로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렇게 전했다. "토허제 탓에 집을 팔려면 세입자부터 내보내야 하는데, 세입자도 대출 규제로 갈 곳이 없어요. 최근에는 집주인이 이사 비용과 위로비 명목으로 3000만 원을 부담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영등포구에서 다가구 주택을 보유한 60대는 이렇게 반문했다. "다주택자도 다주택자 나름인데 모두 투기꾼 취급하면 되느냐고요."
그러나 이러한 '눈물'은 진정 동정받을 만한 것일까? 청년들의 현실과 비교하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손보현(27) 씨는 대학생 시절 학교 기숙사에서 지내 주거 부담이 없었다. 그러나 졸업 후 서울에서 계속 거주해야 하는 그에게 비싼 전·월세 부담은 자뭇 막막한 현실이었다.
현재 서울 주택 평균 월세는 106만 원이다. 청년들은 소득의 절반 이상을 월세로 쓰며 저축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다주택자들이 '세금 부담' 때문에 눈물을 흘릴 때, 청년들은 '내 집 마련'이라는 꿈조차 꾸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들이 주거에 대해 겪는 어려움은 결혼과 같은 미래 계획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과도한 주거비 부담은 청년들의 결혼, 출산, 미래 설계 전체를 가로막는 장벽이 되고 있다.
한 20대 후반 청년은 이렇게 말했다. "다음 삶을 그리는 것이 어렵기보다 두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다주택자들이 수억 원대 시세 차익을 노리며 보유 전략을 짜는 동안, 청년들은 월 100만 원이 넘는 월세를 감당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간신히 삶을 버티고 있다.
물론 다주택자 중 일부는 투자가 아닌 실수요로 2~3채를 보유했을 수 있다. 하지만 양도세 중과 정상화의 핵심은 매도 압박이 아니라 의사결정의 전환에 있다. 세제 정상화는 다주택자에게 즉각적인 손실을 강요하는 장치가 아니라, 보유와 처분 중 어느 쪽이 합리적인지를 다시 계산하게 만드는 구조적 신호다.
정상적인 자산 시장이라면 가격 상승은 거래를 촉진한다. 그러나 주택 시장에서는 투기 기대가 강해질수록 오히려 매물 잠김이 심화된다. 청년들은 집값 상승으로 내 집 마련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데, 다주택자들은 '더 오를 것'을 기대하며 집을 계속 쥐고 있는 것이다.
주거 빈곤은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로 경제사정이 급격히 악화됐을 때, 소득이 일정치 않은 불안정한 노동자에서부터 고령자, 취업 전의 학생들은 보증금 없이 약간의 월세만으로도 살 수 있는 고시원으로 모여들었다.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지금 고시원의 주연령층은 젊은 고시생에서 이미 중·노년에 접어든 사람들 위주로 바뀌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전체 1인 주거취약계층의 절반 이상이 고시원에 거주하고 있다.
봉천동의 한 고시원에서 7년째 살고 있는 김 씨(67)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가슴 아프다. 지방에서 사진소를 운영하던 김 씨는 사진기가 점차 디지털화되면서 매출이 계속 떨어져 사진소를 그만두고 서울로 상경했다. 빈털터리로 상경한 그는 고시원을 거처로 두고 경비원, 공공근로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하다 현재는 건강이 안 좋아져 장애연금과 기초노령연금으로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김 씨가 받는 장애연금과 기초노령연금은 총 24만4천 원. 이 중 고시원비로 한 달에 21만 원이 나간다. 남는 돈은 3만4천 원. 이 돈으로 한 달을 살아야 한다.
김 씨의 방은 성인 남성 한 명이 겨우 지나갈 만한 폭의 미로 같은 복도 안쪽에 있었고, 방 안은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비좁았다. 마땅한 환풍 시설이 없는 방 안은 음식물 냄새로 가득했고 벽은 누렇게 변해 있었다. 방 사이 벽은 벽돌이 아닌 합판이라 방음도 되지 않는다.
김 씨 할아버지는 고시원에 살면서 가장 두려운 일이 화장실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시원 화장실은 재래식 변기라서 허리가 안 좋은 그가 이용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벽에 타일 하나 없이 콘크리트가 노출된 비위생적인 화장실,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세탁기, 2개밖에 없는 샤워실. 이것이 2026년 대한민국에서 한 노인이 살아가는 모습이다.
고시원 거주자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가장 큰 고통은 '정서적 고립'이다. 좁은 복도에서 마주쳐도 인사조차 나누지 않는다. "문을 열었을 때 복도에서 마주칠까 봐 다른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면 잠시 기다렸다가 소리가 안 들릴 때 나간다"는 증언도 있다.
월세 납입 전후로 1인가구의 빈곤율은 2.2%포인트(41.4%→43.6%) 커졌다. 특히 중위소득 30% 미만의 극빈층은 2010년 이후 최근으로 올수록 월세 전후 빈곤율 차이가 더 벌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다주택자들이 수억 원대 양도세를 아까워하며 집을 팔지 않는 동안, 중장년과 노년층은 한 평 남짓한 고시원 방에서 인간다운 삶의 최소한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그들의 눈물은 누가 닦아주는가.
구윤철 재정경제부 장관은 "양도세 중과를 피할 마지막 기회"라며 다주택자의 즉각 대응을 촉구했다. 정부는 이번 정책을 통해 투기 억제와 매물 공급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다수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한다. 현재와 같이 보유세가 낮은 상황에서는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서둘러 주택을 처분하기보다는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매물 잠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양도세 중과 부활에 그치지 않고 보유세 강화, 공급 확대 등 종합적인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
이 대통령도 "버티는 게 이익이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보유세 강화를 예고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책의 일관성이다. 양도세 중과 유예가 반복되면서 시장에는 '언젠가 또 연장된다'는 기대가 형성됐다.
이는 매도를 유도하기는커녕 보유 전략을 합리적인 선택으로 만드는 역설적 효과를 낳았다. 이번에는 정말 유예 없이 정책을 밀고 나가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또한 청년 주거 지원 정책도 함께 강화돼야 한다. 양도세 중과만으로는 청년들이 실제로 집을 구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청년전세임대주택 확대, 주택 대출 지원 강화,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이 병행돼야 비로소 실효성 있는 정책이 될 수 있다.
다주택 보유에서 발생하는 투기적 유인을 줄이고, 주택을 실거주 중심의 재화로 되돌리는 것. 이것이 이번 정책의 진정한 목표여야 한다.
다주택자의 눈물이 아니라, 집 한 채 없이 월세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눈물에 먼저 귀 기울여야 한다. 주택은 투기의 수단이 아니라 삶의 기본권이다.
양도세 중과 정상화는 부동산 정상화 전략의 중추적 고리로 평가될 필요가 있다. 이제 '투기에서 주거로' 부동산 시장의 성격을 전환할 시간이다.
이재명 정부가 공약대로 청년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주택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정책의 성공 여부는 결국 청년 세대가 '나도 집을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되찾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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