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법 설치·사후 관리 부실 논란 확산…주민들 "행정 방치 더는 안 된다"
천안시 북면 주민들이 농업시설을 가장한 태양광발전시설의 편법 설치와 관리 부실을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천안북면 태양광발전시설반대대책위원회는 7일 오전 10시 30분 천안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의 묵인과 방관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이날 버섯재배사로 위장한 태양광발전시설 허가 문제, 주택과 하천 인접 지역 개발행위 허가로 인한 주민 피해, 타 지자체에 비해 현저히 미흡한 천안시 규제 수준, 도시계획 조례 개정 지연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축구장 146개 규모 태양광, 불허 사례는 극히 드물어
대책위는 "천안시가 최근 3년간 농지에 허가한 태양광발전시설 규모가 축구장 약 146개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지자체들이 관련 개발행위를 불허하거나 엄격히 제한하는 것과 달리 천안시는 불허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산시는 도시계획 조례를 통해 태양광발전시설에 대해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의무화하고, 동물·식물 관련 시설이라 하더라도 주된 사용 목적에 따라 3년 이상 사용하도록 규제를 강화했다.
부여군 역시 동물·식물 관련 시설의 경우 농업경영체 등록 후 2년 이상 경과하도록 규정하고, 주택과의 이격거리를 확보해 경관 훼손을 최소화하고 있다.
반면 천안시는 버섯재배사를 위장한 편법·탈법이 의심되는 태양광발전시설에 대해 사실상 묵인하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버섯재배사 맞나요?" 의심스러운 시설들
주민들은 납안리 228번지 등 5필지에 공사 중인 버섯재배사 13동의 시설 형태가 일반적인 태양광발전시설과 매우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사담리 369번지 일원에 허가된 태양광발전시설의 토사 유출 방지 공사계획과 자재·구조가 상당히 유사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천안시는 "버섯재배시설 공작물 설치 기준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나, 주민들은 농촌진흥청이 보급한 '농업시설 기상재해 경감기술'에 간이 표고버섯재배사의 시설 현황과 표준 규격이 명시돼 있다고 반박했다.
주민들은 "실제 농업을 영위할 목적이라면 해당 기준을 외면한 사업계획서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제초제 오염 우려까지…"수질 검사 시급"
문제는 설치 단계에 그치지 않는다. 주민들은 이미 운영 중인 태양광발전시설에서 과도한 제초제·농약 살포로 인한 수질 및 하천 오염 우려를 제기했다.
한 주민은 "비가 온 뒤 논물 색이 탁해지고 농수로에서 화학약품 냄새가 난 적이 있다"며 "태양광 부지에서 뿌린 제초제가 내려온다는 것은 주민들 사이에서 이미 공공연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과도한 제초제 살포가 토양 미생물 파괴, 양서류·곤충 등 소형 생물 폐사, 수질 악화, 하천 생태계 교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사담리 일대는 수리부엉이·맹꽁이·도롱룡 등 양서류 서식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지역이다.
"조례 개정 더 미룰 수 없다"
대책위는 제초제·농약 사용 실태 조사, 농수로·소하천 수질 정기 검사, 우기 전·후 집중 점검, 기준 초과 또는 무단 살포 시 강력한 행정 처분 등을 요구했다.
또한 천안시의회가 조례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농업시설 악용 차단, 실제 농업 사용 의무기간 명문화, 주택·하천 인접 지역 이격거리 기준 강화, 주민설명회 및 의견 수렴 절차 의무화, 쪼개기식 태양광 설치 제한, 사후 관리·점검·처벌 기준 마련 등을 조례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합법적이고 계획적인 태양광 설치는 환영하지만, 편법과 특혜로 추진되는 개발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오늘의 행정 판단이 납안리 한 마을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천안시 전역에서 반복될 개발 행정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농촌이 더 이상 태양광발전시설 허가의 사각지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개발행위 허가 기준 강화와 실질적인 주민 보호 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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